(3)언어소통
'우리 아이는 일기도 편지도 영어로 쓴다' 어느 영어학습프로그램 회사의 광고문구다. 그러나 영어교육이 우리 사회의 화두가 된지도 제법 오래지만 영어를 제대로 구사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외국인이 말을 걸면 10년 영어공부에도 꿀먹은 벙어리가 되고 마는 우리나라 사람들…더구나 외국인에 대해 낯가림(?)이 심한 대구사람들은 외국인 앞에만 서면 입이 딱 들어붙어버리기 일쑤이다.
최근 출판계에서는 '영어공부 절대로 하지마라'라는 제목의 책이 독자들로부터 폭발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그만큼 '영어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사람이 많다는 반증. 하지만 급속한 세계화로 영어의 중요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현실에서 영어를 포기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런 점에서 최근 포항공대가 '영어공용 캠퍼스' 계획을 발표한 것은 주목할만한 일이다.
지난해 대구를 찾은 외국관광객은 모두 1만여명선. 그러나 이들이 시내 상점이나 식당, 대중교통을 이용하려해도 의사소통이 제대로 안돼 대구가 관광지로서의 매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유럽 다른 나라들에 비해 어학 능력이 뒤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프랑스의 경우 상점마다 영어회화가 가능한 종업원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등 나름의 해결책을 모색, 한 본보기가 되고 있다.
그렇다면 2002년 월드컵게임, 2003년 하계 유니버시아드대회 등 굵직한 국제행사를 앞둔 대구시의 사정은 어떤가. 외국인들이 마음편하게 여행하고, 쇼핑하고, 관광지 대구를 즐기기에는 크게 미흡한 상황. 대구가 국제도시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시민들이 간단한 영어회화쯤은 구사할 수 있어야 한다는게 관광업계의 지적이다.
대구의 택시는 외국인들이 불편을 호소하는 대표적 사례 중 하나. 택시 운전자들의 외국어 구사능력 부족으로 외국인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이같은 문제점을 인식한 대구시가 고육지책으로 최근 외국어 동시통역시스템을 도입해 우선 500대의 택시에 설치, 운용중이다. 외국인 승객과 통역사가 단말기를 통해 택시 운전자와 외국인간의 대화를 중간에서 통역해주는 이 시스템의 도입으로 그나마 외국인들의 불편을 덜어주고 있는 실정. 하지만 비록 서툴지만 정겨운 운전자의 말 한마디가 외국인 여행객들에겐 더욱 친근감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생활영어 저술가 조화유씨는 "좋은 영어 교재를 엄선해 많이 읽고, 듣고, 연습하는 것만이 영어에 익숙해지는 길"이라고 강조한다. 영어학습에 왕도는 없다. 그러나 지름길은 있다.
서종철기자 kyo425@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정진호의 매일내일(每日來日)] 3·1절에 돌아보는 극우 기독교 출현 연대기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김세환 "아들 잘 부탁"…선관위, 면접위원까지 교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