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의료계, 선택분업 투쟁방향 선회,'약사 직능무시' 시민단체 등 반발

의료계가 '의약분업 전면 폐지'를 공개적으로 거론하는 한편 분업의 한 축인 약사의 직능을 무시하는 '선택분업'을 들고 나서 또다시 의·약·정 사이에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의 건강보험재정안정대책 반대 투쟁 수위를 높이고 있는 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는 30일 일간지에 '의약분업 전면 폐지"를 주장하는 광고를 게재하는 한편 선택분업을 투쟁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비대위는 광고에서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비싼 의약분업을 하고 있다"면서 "의약분업 전면 폐지라는 말을 국민들이 듣는다면 대부분 환영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비대위는 또 "병원에서 진찰받고 한달 약 처방을 받는 값보다 약국에서 약 포장하는 조제료가 더 비싸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상당수 개원의들도 선택분업을 지지하고 있고, 완전 의약분업을 주장해온 전공의들도 선택분업을 반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의약분업이 다시 위기를 맞을 전망이다.

비대위는 최근 전국 1만5천여명의 의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의협의 투쟁목표로 선택분업을 어떻게 보는가'에 대해 77%의 찬성을 얻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완전 의약분업을 주장하며 개원의들의 선택분업을 반대했던 전공의들도 29일 오후 충남대병원에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선택분업 투쟁에 반대하지 않기로 입장을 정했다.

전공의협의회 류효섭 회장(경북대병원 피부과)은 "전공의협의회가 선택분업 지지를 결정한 것은 아니고, 개원의들이 선택분업을 지지한다면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의료계의 이같은 움직임은 정부의 의료개혁정책을 전면적으로 부정하고 약사의 직능을 사실상 무시하는 것이어서 약사와 시민단체의 반발을 사고 있다.

약사들은 "조제료는 의약품 관리료, 복약 지도료 등 약사 직능에 대한 다양한 항목으로 구성돼 있는데 약사 업무를 약을 포장하는 것만으로 몰아가는 것은 약사 직능을 실추시키고자 하는 의도"라며 반발하고 있다.

대구시약사회 석광철 홍보위원장은 "의료계에서 선택분업 투쟁에 나선다면 약사들도 전면 대응 투쟁에 나설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종균기자 healthcar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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