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영 컨설턴트 '셰익스피어'

위대한 작가 셰익스피어(1564~1616)는 불세출의 경영자였다? 그는 살아있을 때 작가이자 글로브 극장의 경영자, 부동산 투자자로서 수완을 발휘해 재산을 모았고, 사후에는 감독 배우 번역자 출판업자 인쇄업자 교수 기념품상인 등 수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했기 때문.

특히 그의 작품은 최고경영자(CEO)들에게 좋은 배움거리를 제공, 최근 영국에서는 셰익스피어 연극무대를 찾는 CEO들의 발길이 분주하다. 그가 창조한 인물들은 요즘의 회사와 사무실에서 만날수 있고, 직원들의 활동과 경영관리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것.

'주식회사 햄릿'(좋은 책 만들기 펴냄)의 저자 롤프 브라이텐슈타인(독일 전 총리 헬무트 슈미트의 연설문 작성자)은 "셰익스피어 희곡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제 역할과 자신의 위치를 인식하지 못한 매니지먼트가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를 가장 잘 보여준다"고 말했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커뮤니케이션의 허점이 비극적 결말을 초래한다는 교훈을 던진다. 줄리엣이 가짜로 죽어 가족묘지에 누워 있을 거라는 내용이 담긴 편지를 로미오에게 전하러 가던 심부름꾼이 도중에 붙잡혔기 때문. 당시에 요즘같은 통신수단이 있었다면 둘은 행복한 결합을 했을지도 모른다. 조직사회에서 상하, 좌우의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게 이뤄지는지 점검해야 할 필요가 있다.

'맥베스'는 '왜곡된 예언은 결코 안전하지 않다'는 점을 가르쳐준다. 현대 사회에서도 맥베스에 등장하는 마녀의 잘못된 예언같은 암초가 널려있다. 입으로만 하는 약속과 어설픈 부인, 설문조사, 불확실한 뉴스 등은 마녀들의 주문과 다를 바 없으므로 경영자의 이목을 빼앗기 쉽다.

경영 2세인 한 사업가는 자신의 능력에 벅찬 업무을 위임받아 놓고는 경영에 끼여드는 것을 주저한다(햄릿). 한 기업가는 성급히 이루어진 후계자 결정으로 인해 말년을 마음 편히 보낼 수 없다(리어왕). 한 여성 경영자는 남성들이 두 손들어 버린 일에 뛰어들어 큰 성공을 거둔다(베니스의 상인). 한 중견간부는 승진에서 제외되자 사장에게 복수의 칼을 간다(오셀로). 야심많은 경영자 부인은 남편이 목숨을 걸고 커리어를 쌓아나가도록 몰아붙인다(맥베스). 일중독증 환자인 한 간부는 혼자 모든 일을 다 처리하려고 발버둥친다(한 여름밤의 꿈). 양심없이 행동하는 경영자는 처참한 종말이 기다리고 있을 뿐(리처드 3세).

저자는 "셰익스피어의 작품은 성공을 위해 노력하는 현대인들에게 처세와 조직활동에서 가장 좋은 지침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병선기자 l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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