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국영 미아트항공(MIAT)의 횡포는 시장경제체제로 진입한 몽골에 여전히 남아 있는 사회주의적 잔영을 엿볼 수 있는 축소판이다.지난 6월 8일 남고비 사막에서 중간기착지인 중고비 사막을 거쳐 울란바토르를 운항하는 몽골 국내선 구간(OM448)에서 벌어진 해프닝.옛 소련제 프로펠러기인 AN24기의 승객 정원은 48명. 당초 남고비에서 오후 2시에 출발 예정이던 이 비행기는 기상악화 등으로 오후 5시께 2명의 좌석을 비워둔 채 이륙했다. 찌는 듯한 날씨였지만 에어컨은 가동되지 않았다.45분 정도 비행 후 이 비행기는 중고비 사막의 한 공항에 착륙했다. 현지 공항 여직원이 탑승권 조사를 시작하자 8명의 몽골인 승객들이 슬그머니 내렸다. 이 여직원은 외국인 관광객과 몽골인들의 탑승권 조사가 끝나자 혼잣말로 좬10개의 좌석이 확보됐다좭고 중얼거렸다.
비행기 트랩 주변에는 20여명의 몽골인이 탑승을 위해 줄지어 서 있었다. 이 중 10명의 몽골인들이 탑승했다. 문제는 6명 정도의 몽골인들이 중학생 정도로 보이는 어린이들과 함께 한 좌석씩을 차지한 것.당시 기내에는 한국인 관광객 6명을 비롯, 주한 프랑스 대사관 소속의 외교관 3명, 미국인 관광객 10여명 등이 있었다.미국인 중 일부가 기장에게 안전 운항의 문제점 등 불만사항을 지적했다. 기장과 이 여직원이 뭔가를 얘기했다. 이 여직원은 승객 전원을 기내 밖으로 나오도록 한 뒤 다시 탑승권 검사를 했다. 결국 이 비행기는 오후 8시께 중고비 사막을 이륙, 45분 후 울란바토르의 보얀트 오하 국제공항에 착륙했다.
이 해프닝의 전말에 대해 일부 미국인 관광객들과 가이드들은 당초 남고비 사막 공항에서부터 문제가 있었다고 전했다. 정상적으로 항공권을 구입한 몽골인들보다 정부.집권당 간부와 그 가족이나 항공사 관련 인사들을 우선적으로 배려했다는 것. 남고비 사막의 공항에 내린 승객들은 무료로 탑승했거나 예약을 하지 않은 채 울란바토르행을 시도했던 '힘있는'사람들의 지인들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최봉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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