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만총통 방미, 미.중관계 악화

미국이 '하나의 중국' 정책을 고수하고 있는 중국을 무시하고 대만 현직 총통을 워싱턴에 초청키로 해 갈등관계를 빚고 있는 미중관계가 더욱 꼬이게 됐다.

특히 대만 현직 총통이 미국의 수도 워싱턴을 방문하도록 초청한 것은 1979년 중국과 미국 수교이후 22년만에 처음으로 중국의 엄청난 반발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현직 총통 초청=대만의 유력지 연합보(聯合報)가 31일 천수이볜(陳水扁)대만총통이 워싱턴을 방문하도록 내셔널 프레스 클럽으로부터 초청장을 전달받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연합보는 천 총통이 내셔널 프레스 클럽 리처드 A. 라이언 회장에게 보낸 편지 사본까지 단독으로 입수하여 전재하고 미국과 대만 양측이 현재 천 총통의 방미 날짜를 긴밀하게 협의중이라고 밝혔다.

대만 총통부는 천 총통의 워싱턴 방문 계획을 부인하지 않았으며, 중국의 반발을 피하기 위해 자세한 논평은 거부했다.

지금까지 천 총통은 지난 6월 중남미 방문길에 뉴욕, 휴스턴을 방문했으며, 지난해는 로스앤젤레스를 방문했다. 천 총통은 총통 재직때가 아닌 야당 시절 워싱턴을 방문한 적은 있다.

리덩후이(李登輝) 전 총통도 90년대 중반에 이어 올해 5월 뉴욕 코널대학을 방문하는데 그쳤다. 이들 두 전.현직 총통은 지금까지는 방미중 국제적으로 널리 알려진 주요 단체, 조직, 기구 등에서 연설을 한 적도 없었다.

◇대만내 논란=대만을 흡수 통일하는 대신 경제체제를 인정하는 이른바 '하나의 중국'정책에 대해 대만정부는 대만을 소멸시키기 위한 수단이라며 반대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으나 야당과 일부 재벌은 동조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대만 제1야당 중국국민당의 롄잔(連戰) 주석은 지난달 30일 '하나의 중국 원칙, 대만독립 반대, 국가통일 입장 견지' 등의 내용이 "중국국민당의 일관된 입장"이라며 국민당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수용할 것임을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또 대만의 대표적인 재벌인 타이수(台塑)그룹 왕융칭(王永慶) 회장은 천 총통 정부에 "과감하게 '하나의 중국' 원칙을 받아들이라"고 촉구한 바 있다.

◇중국의 반발=중국은 워싱턴이 대만 현직 총통을 초청한 것에 대해 '하나의 중국' 정책을 무시하고 중국과 대만 양안간 갈등을 고조시키려는 미국의 음모라는 비난공세를 펼 것으로 보인다. 빌 클린턴 전 미 대통령 때까지만 해도 미국과 군사적으로 밀월관계를 누렸던 중국은 올해 부시 대통령 취임후 미국이 대만과 일본을 통해 중국의 목을 조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사실 소련이 무너진 다음 미국의 주적은 중국일 수밖에 없으며 중국에 강경한 부시가 취임한 후 이같은 자세는 더 분명하게 감지되고 있다. 7월2일자 해방군보는 '대만을 이용해 중국을 제압한다(以臺制華)는 미국의 전략에 대만이 영합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미국의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통일도 아니고, 독립도 아니고, 전쟁도 아니고, 평화도 아닌' 해협 양안 전략을 기반으로 대만카드를 더욱 높이 흔들어가면서 중국을 견제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외신종합=류승완 기자 ryusw@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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