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간의 막말 공방이 다시 불을 뿜기 시작했다. 여론의 압력에 밀려 지난 27일 정쟁(政爭)중단을 선언한 여야가 불과 사흘을 넘기고 다시 상대당의 총재를 헐뜯기 시작한 것은 정치인의 본분을 망각한 한심한 작태로 지탄받아 마땅하다. 최근 한나라당쪽의 대통령 탄핵 발언이후 막말 공방을 벌이던 여야가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의 정쟁중단 발언과 이에 호응한 여당쪽의 자제로 이성을 되찾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는 내심 "그나마 다행"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터수다.
그런데 민주당보인 '평화와 도약'이 8·15광복절 특집에서 느닷없이 이회창 총재의 부친인 이홍규옹의 전력을 들추어 내서 "일제(日帝)때 검찰서기를 했으니 독립투사를 탄압한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라고 정쟁의 불씨를 다시 지핀 것은 유감스런 일이다.
야당이 이 총재에 대한 공격에 즉각 대응, 일본 아사히신문에 게재된 김대중 대통령 관련 기사를 인용함으로써 여야의 막말 공방은 확전일로이니 어이가 없다. 야당측은 김대중 대통령은 방일(訪日)때마다 옛날 목포상업학교 은사에게 "선생님 도요다(豊田)입니다"라고 창씨개명한 일본 이름으로 인사를 하고 있는데 이것이 과연 애국하는 자세냐고 되묻고 있다. 게다가 내친김에 DJ의 부모, 전처 등 많은 의혹을 제기할지 고민중이라고 으름장을 놓고 있는게 저간의 사정이다.
지금 우리는 경제난국과 대북(對北)협상의 정체에다 정치력 부재의 와중에 헤매고 있다해도 지나치지 않을 처지다. 이런 터수에 기껏 색깔 논쟁이나 정육점 시비에 이어 이번에는 여야 양당 지도자에 대한 전력 시비로 영일이 없으니 참으로 한심하다. 여당은 불똥이 김 대통령에게 뛰자 "정쟁을 벌일 생각이 없다"고 뒤로 한발 물러서고 있다니 이 또한 납득이 되지 않는다. 상대방을 공격하다 사태가 여의치 않자 "아니면 그만이지…"식으로 물러서는 모습이야말로 여당이 국정을 얼마나 안이하게 다루고 있는지 단적인 증거 아닐까. 국가 백년대계를 두고 깊이 고민하는 정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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