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역경제 침체 장기화

수출이 34년만에 최악의 감소세를 보인 가운데 불황에 시달리고 있는 지역 경제도 기업들의 시설투자 격감 및 신규사업 포기로 앞으로 회복되기보다는 심각한장기 침체에 빠질 것으로 우려된다.

기업들이 갈수록 시설투자를 줄이고 있고 은행들도 손쉬운 가계대출에 치중해 발전의 원동력을 육성하려는 움직임이 사라져가고 있기 때문이다.

2일 한국은행 대구지점이 '올해 상반기 대구.경북 예금은행 가계대출 동향'을 조사한 결과 가계대출금 잔액은 7조503억원으로 전년말 대비 15.1%(증가액9천235억원) 증가해 같은 기간 기업대출금 증가율 2.1%(증가액 3천681억원)를 크게 앞질렀다.

지난해 같은 기간 가계대출금 증가율은 13.3%에서 올해 15.1%로 높아진 반면 기업대출금 증가율은 8.4%에서 2.1%로 추락했다.기업에 대한 대출이 줄면서 예금은행 총대출금에서 기업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말 74.2%에서 6월말 71.9%로 낮아졌다. 반면 가계대출이 차지하는 비율은25.8%에서 28.1%로 높아졌다.

정부 정책자금도 시설투자보다는 경영상 필요한 운전자금에 대거 투입됐다.

대구경북중소기업청이 올해 상반기 지역 중소기업에 지원한 각종 정책자금 가운데 기업들의 시설투자에 소요되는 구조개선자금은 671억원으로 지난해같은 기간에 비해 불과 1.4% 늘어난 반면 운전자금 수요는 177%나 폭증했다.

기업들도 돈을 빌려 시설투자를 하거나 신규사업을 모색하기보다는 기존 대출금을 상환하는데 치중하고 있다. 대구성서산업단지내 한 중견 직물업체대표는 수백억원 외형을 창출했던 공장설비를 팔아치워 은행 부채를 갚아버린 뒤 지금은 기업활동을 거의 하지않고 있다.

이는 향후 경기전망이 워낙 불투명해 기업들은 시설투자를 갈수록 줄이고 있고 은행들도 경제발전의 동력이 되는 기업대출 보다는 손쉬운 가계대출에치중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기업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저성장, 고물가로 이어지는 장기침체의 늪으로 빠져드는 악순환이 거듭될 것이란 우려가높다.

최정암기자 jeongam@imaeil.com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