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與黨의 적절한 시국인식

그동안 대야(對野), 대언론 공격에 총력을 쏟아온 민주당이 뒤늦게나마 경제살리기에 힘을 기울이기로한 것은 환영할 만 하다. 사실 여당인 민주당은 근래들어 국정(國政) 현안을 풀어나가기보다 야당과의 정치공방(攻防)에 매달렸고 국회는 개점휴업으로 공전되기 일쑤였다. 지난 7월초 개회된 임시국회는 18일날 단 하루 문을 열어 불과 3건의 법안을 통과시키고 폐회, 여야가 장외(場外)로 뛰쳐나감으로써 저효율 국회의 극치를 보여왔다.

여야는 이 와중에 저질의 막말로 정쟁을 벌였고 정치는 공황 일보직전의 황당한 처지에 이른것이 저간의 사정이다. 우리는 이런 시점에 민주당최고위원회가 정쟁을 중단하고 '경제와 민생에 전력을 다하는 정당으로' 거듭 태어나겠다고 다짐한 것을 만시지탄이나마 지극히 당연한 처사로 받아들인다. 2일 열린 회의에서 최고위원들이 "지금까지 민주당은 집권야당으로서 국민을 안심시키려는 고뇌와 노력이 부족했다"는 자성론과 함께 "집권 여당이 야당의 공격을 받더라도 의연히 대처해야 한다"는 발언들을 쏟아냈다는 것은 여당의 수뇌부가 그나마 지금의 시국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것으로 평가케된다.

수출이 34년만에 기록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실직 사태가 악화일로를 치닫는 이 판에 여당의 최고위원들이 "싸우고 공격만 하는 여당의 모습을 벗어나서 경제부터 살리자"고 발벗고 나선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여당측이 "정쟁이 지속되면 여야 지지율이 동반 추락하지만 국정운영의 실패는 최종적으로 집권 여당의 책임"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현실 인식 또한 올바르다는 생각도 든다. 지금 국회에는 250여건의 민생법안과 정치 현안들이 계류돼 있다. 이중에는 여야간 논란의 소지가 있는 법안도 있지만 상당수는 국회만 열리면 통과될 법안들이다. 그런만큼 여당은 '이제부터 경제…'라고 말만 앞세울것이 아니라 8월 임시국회에서부터 모든 가능한 당정 채널을 가동해서 경제 회생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다. 경제 살리기에 여야가 없음을 덧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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