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 대구 더 이상 '섬유도시' 아니다?

지역 수출에서 섬유가 차지하는 비중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섬유 경기 최악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섬유가 수출 주역에서조차 밀려나고 있다는 사실은 바로 직물산업의 황폐화를 말해주는 것으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대구본부세관에 따르면 지난달 대구.경북 지역의 섬유류 수출(통관기준)은 13억4천500만달러로 전체수출의 19.7%에 그쳐 수출 비중이 처음으로 10%대로 추락했다.대구가 더 이상 '섬유 도시'가 아님이 입증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91년에서 97년까지 대구 제조업의 부가가치 성장에서 섬유가 차지한 기여도는 44.7%로 어느 업종보다 높았다.90년대 중반가지만 해도 지역 수출의 40%이상이 섬유류였다.

섬유 경기에 따라 '웃고 울던' 대구경제는 이제 불과 몇 년 사이 섬유와의 연관관계를 찾지 못하게 된 것이다.섬유, 특히 폴리에스테르 위주의 화학섬유는 이미 사양산업으로 지목된지 오래됐다.문제는 대구의 경우 섬유산업을 대체할 주력 산업이 없다는 점이다.

그 섬유산업마저 경쟁력을 잃고 있으니 지역경제의 앞날은 더욱 암담하기만 하다.그러나 업계는 이를 환골탈태(煥骨奪胎)의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섬유산업은 이제 제품의 고급화.고부가화에 명운을 걸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패션산업의 활성화'와 '산업용 섬유(Tech-Textile) 육성'이 시급한 과제로 떨오르고 있다.선진국의 경우 산업용섬유의 비중이 전체섬유산업의 60%를 넘지만 우리나라는 20%수준에 머물고 있으며 대구의 경우 아직 10%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이처럼 지역 섬유산업의 낙후성은 심각한 수준이다.

이제 대구시도 섬유산업 육성방안으로 '밀라노 프로젝트'를 추진, 2003년까지 6천800억원을 투입하여 섬유산업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그러나 패션과 첨단섬유 개발은 지원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업계의 부단한 벤처 정신과 지역민들의 섬유에 대한 남다른 애정만이 섬유산업중흥의 원동력임은 두말할 나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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