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인천공항 개발 특혜의혹 확산

인천공항 주변 유휴지 개발을 위한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을 둘러싼 특혜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공항공사가 지난달 31일 유휴지 122만평에 대한 16년간의 토지사용료로 325억원(추후 재평가 단계에서 307억원 추가 제시)을 써낸 ㈜원익 컨소시엄이 1천729억원을 제시한 에어포트72㈜를 제치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면서 비롯됐다.

공항공사가 위임한 사내.외 인사 11명이 지난달 10일 18개 평가항목을 놓고 각 분야에 따라 점수를 매긴 결과, ㈜원익 컨소시엄이 건설계획과 관리운영계획 등에서 높은 점수를 획득해 1천점 만점에 845.1점을 얻어 807.4점을 얻은 에어포트72㈜를 앞섰다는 것.

토지사용료 부분은 전체 점수 1천점의 10%인 100점밖에 안돼 순위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이에 따라 강동석 공항공사 사장은 지난달 23일 이상호 전 개발사업단장이 평가기준을 마련하면서 수익성 부문에 대한 배점을 낮게 잡는 바람에 '공사의 이익을 최대의 목표로 해야 하는 임원으로서 배임에 가까운 행위를 했다'며 실무 부서장인 양모 팀장과 함께 보직 해임을 시켰다.

이에 대해 이 전 단장은 수익성에 초점을 맞춰 사업자 선정을 추진하라는 강 사장의 지시를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에 이뤄진 부당한 인사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전 단장은 강 사장의 지시에도 불구, 지난 3월 투자자 모집공고를 내보내면서 평가 배점도 함께 공개했기 때문에 배점을 변경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원익 컨소시엄은 이후 지난달 16일과 28일 두차례에 걸친 재평가에서 수위를 유지, 결국 우선협상대상자로 공표됐다.

공항공사는 발표 결과가 외부로 알려지자 토지사용료를 적게 써낸 ㈜원익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은 특혜가 아니냐는 시비에 시달렸다.

여기에 이 전 단장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과정에 강 사장이 개입, 평가 전날과 당일에 '배점을 변경하라'는 부당한 지시를 했다고 폭로하자 유휴지 사업자 선정을 둘러싼 의혹은 좌충우돌식으로 확산되어 갔다.

강 사장은 사태가 불거지자 6일 오전 기자회견을 자청, "공사 수익 증대 차원에서 사업능력만 있다면 수익성이 높은 업체가 우선협상대상자가 될 수 있도록 배점을 변경하라고 지시한 사실은 있다"고 시인했지만 "이 전 단장에 대한 보직해임조치는 정당했다"고 주장했다.

이 전 단장이 6개 응모업체중 1개 업체에 대해서는 사업기간을 3개월 늘려 제시했다는 사소한 이유로 결격처리했으면서도 ㈜원익 컨소시엄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관대하는 등 무원칙한 처사를 했을뿐 아니라 사업제안서 평가도 14일간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데도 하루만에 종결지어 버리는 등 졸속 처리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 전 단장도 이날 기자실을 찾아와 "유휴지가 2004년부터 2020년까지 16년밖에 사용되지 못하기 때문에 배점기준을 마련할 당시만해도 투자자가 선뜻 나설 것이라고 예상치 못했다"며 "더욱이 국제업무지역내 호텔과 쇼핑몰 유치사업이 잇따라 중도하차한 상태였기 때문에 아무래도 유휴지 개발에 있어서 사업수행능력에점수가 높게 배정될 수 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 전 단장은 또 "㈜원익에 대해 관대한 처사를 한 적도 없을 뿐만 아니라 평가작업도 평가단 소집이 어려워하루안에 끝내도록 계획이 돼있었다"고 조목조목 반박했다.

한편 에어포트72㈜측은 공항공사를 상대로 법원에 사업자 선정 무효 가처분 신청을 낼 계획이어서 이번 논란은 법정공방으로 번질 전망이다.

강 사장은 에어포트72㈜측의 소송에도 불구, 조만간 우선협상대상자인 ㈜원익컨소시엄과 협상을 강행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강 사장은 ㈜원익측에 에어포트72가 제시했던 토지사용료 액수 만큼을 추가로 제시토록 요구하는 등 공사 수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협상을 이끌어나간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원익측이 에어포트72와 사업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무리한 협상조건을 내건다고 반발할 가능성이 커 이번 논란이 어떻게 결말날지는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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