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후 3시쯤 대구시 달성군 현풍면 속칭 '우마이마을' 황지(黃池) 저수지. 장대같은 한여름 소나기가 퍼붓는 가운데 못 가장자리를 따라 5~40cm에 이르는 붕어 1천여마리가 배를 드러낸 채 무더기로 떠 있었다. 쓰레기가 널려 있는 못 가 풀섶에서는 입을 벌리고 죽어가는 물고기도 눈에 띄었다.
낚시를 온 김모(41)씨는 "전날부터 꼬박 밤을 샜지만 겨우 가물치 한 마리만 잡았다"며 "죽어서 가라앉은 물고기까지 포함하면 이 곳 물고기는 거의 다 죽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주민들은 "저수지 인근에 공장이나 대규모 축사가 없어 오폐수가 흘러들었을 가능성은 적다"며 지난달 초 항공방제때 뿌린 농약을 원인으로 추정하고 있다.
주민 나모(68.여)씨는 "이달 초 헬기로 항공방제를 할 때 저수지 근처인 집 마당에 농약같은 액체가 떨어졌다"며 "낚시꾼들이 많이 찾는 이 곳에서 물고기가 떼죽음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달성군은 지난 1, 2일 현풍.유가면 일대 450ha에 도열병 예방을 위해 헬기를 이용, 농약 '히노산', '밧사' 각 675ℓ를 항공방제한 것으로 확인됐다.
달성군과 대구시측은 그러나 "현장조사를 실시하지 않아 정확한 원인은 알 수 없지만 항공방제때 뿌리는 농약은 희석된 것이어서 물고기 폐사와 무관할 것"이라며 "저수지 물을 채취, 수질검사를 의뢰하는 등 정확한 원인조사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영남자연생태보존회 유승원 회장은 "물고기 떼죽음은 오폐수 무단방류나 부영양화로 인한 용존산소 부족 현상때문에 주로 발생하지만 농약이 원인이라면 오염된 물고기를 먹은 왜가리 등 조류의 2차 중독을 막기위한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상헌기자 dava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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