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의 8.15 야스쿠니(靖國) 신사참배 계획을 놓고 일본의 정부와 여당은 물론 시민들 사이에서도 찬.반 의견이 엇갈려 심각한 갈등을 빚고 있다.
이와 관련 일본 NHK는 9일 여당 간부의 말을 인용해 고이즈미 총리가 패전기념일인 8월15일을 피해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또 고이즈미 총리가 11일부터 16일까지 휴가를 할 계획이어서 8.15 참배 실행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양분된 자민당=자민당 내부의 의견도 두 동강으로 갈라졌다. 신중론자들은 패전기념일인 8월 15일만은 피할 것을 주문하고 있는 반면 옹호론자들은 반드시 패전기념일 참배를 관철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자민.보수.자유당 소속 여야 의원 42명은 8일 총리의 8.15 신사참배를 실현시킬 목적으로 초당파 모임을 결성했다.
이에 반해 중.일의원연맹 회장인 자민당의 하야시 요시로(林義郞) 의원은 지난 7일고이즈미 총리를 직접 만나 신사참배를 하기 전에 평화의 염원을 담은 특별담화를 발표하라고 압박했다.
△두 편으로 갈린 각료=내각 각료 17명 중 시오카와 마사주로(鹽川正十郞) 재무상, 히라누마 다케오(平沼赳夫) 경제산업상, 무라이 진(村井仁) 국가공안위원장 등 3명이 15일 야스쿠니를 참배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다 가타야마 도라노스케(片山虎之助) 총무상, 나카타니 겐(中谷元) 방위청 장관, 오미 고지(尾身幸次) 과학기술 담당상, 다케베 쓰토무(武部勤) 농림수산상, 야나기사와 하쿠오(柳澤伯夫) 금융상 등 5명은 참배 여부를 명시적으로 밝히지 않아 8.15 당일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할 각료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반면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관방장관, 사카구치 지카라(坂口力) 후생노동상, 오기 지카게(扇千景) 국토 교통상, 다나카 마키코(田中眞紀子) 외상, 모리야마 마유미(森山眞弓) 법무상 등 9명은 참배에 반대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지난 해의 경우 8월 15일 이전 참배를 포함, 모두 10명의 모리(森) 내각 각료가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었다.
△고이즈미 왜 8.15참배 고집하나=일본 언론들은 국내외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8.15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고집하는 이유의 하나가 지난 4월 자민당 총재 선거 과정에서 '일본 유족회'에 참배를 약속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전몰자 유족 등으로 구성된 유족회는 매년 총리의 8.15 야스쿠니 신사 참배 실현을 최대 숙원사업으로 내걸고 보수 우익 정치인 및 각료 등을 상대로 영향력과 압력을 가해 온 집단이다.
외신종합=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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