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님이 돌아가신 후남기신 일기장 한 권을 들고 왔다
모년 모일 '終日 本家'
'종일 본가'가
하루 온종일 집에만 계셨다는 이야기이다
이 '종일 본가'가
전체의 팔 할이 훨씬 넘는 일기장을 뒤적이며
해 저문 저녁
침침한 눈으로 돋보기를 끼시고
그날도 어제처럼
'종일 본가' 쓰셨을
아버님의 고독한 노년을 생각한다
나는 오늘
일부러 종일 본가를 해보며
일기장 빈칸에 이런 글귀를 채워 넣던
아버님의 그 말할 수 없이 적적하던 심정을
혼자 곰곰이 헤아려 보는 것이다
-이동순 '아버님의 일기장'
최근 우리 문단에서 조짐을 보이고 있는 '실버문학'의 선두격인 시이다. 후기산업사회의 여러가지 문제 중에 노인문제도 핵심 가운데 하나이다. 경제, 성, 건강 등은 노인들의 자기소외를 부추기는 요인들이다.
남녀 공히 평균 수명이 70세가 훌쩍 넘은 상황에서 노인문제에 대해 국가가 보다 많은 관심과 책임을 져야 한다. 이런 제도적 배려와는 상관없이 이 시는 가슴 아픈 시이다. 이 시를 읽고 나는 황급히 내 주위를 둘러봤다. 김용락〈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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