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Global Prism-출산의 축복과 저주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구(12억9천만명)를 가진 중국은 말도 많고 탈도 많다. 한해 1만여명의 광부가 매몰사고로 숨져도 언론의 입막기에만 급급한 것이 중국당국이다. 올들어 사형당한 숫자만 해도 지난 3년간 전세계에서 처형당한 사람들의 숫자를 훨씬 능가하는 1천8백여명에 달하고 있다.

심지어 축복받아야 할 새 생명의 탄생조차도 인구억제 정책에 따라 저주받기 일쑤다. 중국정부는 오는 2010년까지 인구를 14억으로 유지한다는목표아래 지난 1979년부터 '한가족 자녀 갖기 운동' 등 산아제한 정책을 강력히 시행해 왔다. 그러나 뿌리 깊은 남아 선호로 인해 인구억제책은 잘 실천되지 않고 있다. 그중에서도 광둥(廣東)성 화이지현에서 여아 태아의 경우 '저주받은 생명'일 수 밖에 없다.

가난한 산악지대에 위치한 화이지현은 한 가족 자녀수가 평균 5명이상. 이에 따라 광둥성 당국은 효과적인 가족계획을 위해 앞으로 2만여건의 낙태수술및 불임수술을 시행할 계획이다. 화이지현 관리들은 임신진단이 가능한 초음파 장비를 갖고 다니면서 현장에서 임신여부를 가려 이미 자녀를 둔 여성들에 대해강제로 낙태수술을 받도록 하고 처음 자녀를 출산하는 여성들에 대해서도 출산직후 불임시술을 받도록 했다.

중국의 연간 낙태수술 빈도는 1천명당 80건으로 서유럽의 8배 가량. 심지어 임신 8개월 반을 넘어선 임산부에 대해서도 강제 낙태수술이 이뤄지고 수술을 피하기 위해 도망치다 숨지는 임산부가 속출하고, 정부관리들이 신생아를 논에 빠뜨려 죽이는 일까지 일어나고 있다.

반면 출산율 감소추세가 뚜렷한 독일·프랑스 등 서유럽의 경우 출산장려금까지 지급하며 인구증대책을 펴고 있다. 독일의 경우 아이 양육비로 최고3명까지 매월 270~350마르크(한화 16만~22만원)을 지급하고 있다. 싱가포르도 둘째·셋째 아이를 출산할 경우 상여금을 지급하고 어린 아이를 둔 공무원은재택근무도 할수 있는 방안이 마련됐다.

세상은 참으로 불공평하다. 태어나는 생명의 가치는 중국에서나 싱가포르에서나 서유럽에서나 똑같아야 할 진대 한쪽에서는 축복을 받고 또다른 한편에서는 저주를 받고 있으니 말이다.

류승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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