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맞아 청소년 살빼기 열풍

비만아들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소아비만 전문클리닉'이 속속 생겨나고 사설 다이어트업체에서도 '초·중등생 살빼기 교실'을 앞다퉈 개설하는 등 청소년 사이에도 살빼기 열풍이 불고 있다.

대구시교육청에 따르면 비만 청소년(초.중.고생)은 지난 99년 7천230명에서 지난해 8천136명으로 불어났으며, 이같은 추세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교육청은 99년부터 비만아들을 대상으로 '어린이 영양캠프'를 개설하고 있으며, 올해엔 정원보다 50명이 많은 170명이 신청하는 등 갈수록 신청자가 늘고 있다.

영남대병원의 경우, 지방간.고혈압.당뇨병 등 성인병을 앓는 비만청소년이 늘어나자 지난해부터 '소아비만 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다.

사설 다이어트업체인 대구시 중구 ㄹ업체는 최근 살을 뺄려는 초교생들의 문의가 쏟아지자 이 달부터 '초.중등생 살빼기 교실'을 열었다.

이 업체 서모(53.여) 원장은 "다이어트 손님의 연령대가 지난해부터 내려가더니 요즘은 유치원생도 생겼다"고 말했다.

전문의들은 청소년들이 인스턴트 식품을 즐기는 식생활의 서구화와, 컴퓨터에 빠져 앉아 지내는 시간이 늘면서 비만이 크게 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게다가 정상체중이면서도 비만으로 착각하거나 연예인들을 모방해 얼굴 크기를 작게 만들려는 빗나간 다이어트 풍조도 생겨나고 있는 실정이다.

전문의들에 따르면 정상체중인데도 무리하게 다이어트를 할 경우 거식증 같은 식사장애, 저체중증, 미소영양소 결핍증 등의 부작용으로 성장기에는 해를 입을 수 있다.

영남대병원 소아과 최광해 교수는 "소아비만은 지방세포 크기만 증가하는 성인비만과 달리 세포수가 늘어나기 때문에 성인이 되어도 비만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며 "소아비만 환자의 80%는 고혈압.당뇨병 등 성인병을 앓고 있으며, 성장판이 빨리 닫히므로 키가 더디게 자랄 수 있다"고 말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