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100초만에 20억 벌다 증권사 딜러 주문착오

'1분40초만에 300만원이 20억원으로'.지난 8일 국내 옵션시장 사상 최악의 주문입력 착오 사건에서 국내 한 개인투자가가 단돈 300만원으로 1분40초만에 20여억원을 번 것으로 밝혀져 화제다.

1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대박의 주인공은 BNG증권의 옵션 전문트레이더 ㅇ씨. 그는 8일 개장 직후 모 증권사의 전문딜러가 주문 착오로 행사 가격 74만원짜리 옵션계약을 1천원에 내놓은 것을 놓치지 않고 전광석화처럼 매수 주문을 내 740배의 '대박'을 터뜨렸다.

매수에 든 비용은 채 300만원이 안됐지만 매수 직후 1천원짜리가 정상 가격인 74만원으로 회복됨에 따라 1분40초만에 무려 20억900만원의 수익을 올렸다.

이날 사건은 국내 모 증권사의 전문딜러가 주문을 잘못 입력하면서 비롯됐다. 옵션 동시호가 상황에서 이 딜러가 7.5포인트로 사고 팔 수 있는 62.5짜리 콜옵션 8천800계약을 하한가인 0.01포인트라는 말도 안되는 가격에 주문을 낸 것. 옵션은 1포인트당 10만원이기 때문에 75만원에 팔 수 있는 계약을 이 딜러는 단돈 1천원에 내놓은 셈이다.

이같은 매도 주문은 장 시작 20초만에 순식간에 체결됐다. 그 가운데 ㅇ씨가 차지한 계약 수는 전체의 30% 가량인 2천715계약이다.

BNG증권에 따르면 ㅇ씨는 전체 옵션 가격의 움직임을 모니터링하다 정상 시세에서 크게 벗어나는 가격이 발생하면 매매 입력 버튼을 누르지 않아도 자동으로 주문이 들어가는 시스템을 개발해 사용한 덕분에 이런 횡재를 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한편 이날 체결된 8천800계약 가운데 4천500계약을 외국인 투자자들이 가져갔으며 나머지는 국내 다른 개인투자자가 차지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 역시 '울프'라는 이름의 이상 호가 체크 시스템을 연중 무휴로 가동, 1년에 한두번 발생하는 주문 실수를 놓치지 않고 있다·

실제로 옵션시장에서는 옵션 만기일 직전이면 이와 유사한 주문 착오 사건이 1년에 한두번 정도 발생하고 있는데 이번 사건은 금액면에서 역대 최고 사건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김해용기자 kimh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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