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이 오는 15일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집권후반기 국정운영 기조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이번 8·15 경축사는 특히 불확실한 경제상황, 남북관계 교착, 여야관계 경색 등 대내외적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이뤄지는 것이어서 김 대통령이 이러한 국정운영 변수들을 돌파하기 위해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미 김 대통령은 지난 2일부터 4일간 청남대에서 여름휴가를 보내면서 8·15 경축사를 통해 제시할 주요 국정현안에 대한 대략적인 구상을 가다듬었으며, 주말과 휴일인 11일과 12일을 이용해 문안 작성작업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11일 "김 대통령은 여름휴가 기간 여러가지 국정현안에 대해 깊이 있는 구상을 했다"면서 "김 대통령은 이를 토대로 금명간 경축사 문안작성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8·15 경축사를 통해 경제, 정치, 남북관계 및 외교·안보 등 국정현안에 대해 폭넓게 언급할 예정이지만 무엇보다 제 1의 초점은 '경제살리기'에 맞춰질 것이라는 게 청와대 관계자들의 관측이다.
김 대통령은 청남대 휴가중에도 '선택과 집중'이라는 화두를 내걸고 급격한 수출감소세 등 경제현황을 꼼꼼히 챙기면서 불확실한 경제여건을 돌파하기 위한 대책을 숙고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준영 청와대 대변인도 "김 대통령은 (휴가중) 위축된 수출을 증대하는 방안과 물가에 영향을 주지 않는 범위내에서 경기를 활성화하는 방안 등을 생각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같은 구상을 바탕으로 김 대통령은 4대부문 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면서 물가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범위내에서 재정의 역할을 증대시켜 내수경기를 진작시키고 1등 상품 개발과 수출다변화를 통해 수출물량을 늘리는 방안 등 '경제 청사진'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김 대통령은 우리경제가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다는 점을 국민들에게 솔직하게 털어놓은 뒤 그러나 어려움은 노력을 통해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경제난 극복에 국민들의 동참을 호소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밖에 김 대통령은 경제난 극복을 위해선 무엇보다 노사안정이 절실하다고 지적하면서 투명한 경영, 생산성 향상, 소득의 공정한 분배를 내용으로 하는 신노사문화 정착의 필요성을 강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김 대통령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등 한반도주변을 둘러싼 움직임에 대해 분석과 전망을 하면서 소강상태에 빠져있는 남북관계를 진전시키기 위한 구상도 밝힐 것으로 관측된다.
한일관계와 관련해 김 대통령은 역사교과서 왜곡문제의 조속한 시정을 거듭 촉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깨끗하고 투명한 사회 건설, 중산층과 서민생활 안정, 교육여건 개선등에 대한 김 대통령의 의지도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여야 관계와 관련해 여권 일각에선 영수회담 개최론이 제기되고 있어 김대통령이 영수회담 문제에 대해 언급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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