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판타지 영화, '혹성탈출'과 'A.I'

팀 버튼 감독의 '혹성탈출'과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A.I.(인공지능)'.

서로 다른 스타일의 감독들이 제작한 SF영화가 올 여름 극장가를 뜨겁게 달

구고 있다. 꼼꼼하고 계획적인 팀 버튼의 스타일로 인해 제작지연 등 우여곡절

을 겪은 '혹성탈출'과 즉흥적이고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계획을 수정하는 등 열려 있는 연출스타일의 스티븐 스필버그의 'A.I.'는 여러 측면에서 비교해 감상해 볼만한 작품이다.

지난주 개봉된 '혹성탈출'은 1968년에 제작된 '혹성탈출'을 팀 버튼이 리메이크한 영화. 원숭이가 인간 위에 군림하는 공상세계를 그린 이 영화는 할리우드

의 화려한 테크놀로지의 발전과 함께 장중하고 무거운 SF영화로 거듭났다. 이

미 '화성침공' '슬리피 할로우' 등의 메가폰을 잡았던 팀 버튼 감독은 판타지의 거장답게 특유의 판타지와 특수효과를 살려 또 한편의 블록버스터를 관객들에

게 선보였다. 원숭이들의 행성에 반골 기질이 강한 젊은 우주인 레오(마크 왈버그)가 반기를 들고 일어선다. 인간의 멸종을 꿈꾸는 원숭이 군대의 교활하고 잔인한 장군 테이드(팀 로스)는 겁없이 덤비는 레오를 제거하려 한다. 원숭이 귀족사회의 일원이면서도 노골적으로 인간의 권리를 옹호하는 아리(헬레나 본햄 카터)는 인간과 원숭이의 공존을 꿈꾸며 레오를 돕고, 인간과 원숭이의 목숨을 건 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된다는 줄거리다.

반면 사랑을 느낄 줄 아는 인공지능 로봇과 인간의 문제를 다룬 'A.I.'는 대담하고, 기술적으로 완벽하며 도전적인 영화라는 평가다. 이번 주에 개봉될 이 작품은 고인이 된 스탠리 큐브릭 감독이 지난 85년부터 구상해오던 작품. 구상 당시 큐브릭이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에게 기술적인 조언을 구했으나 특수제작 기술의 미비 등 여건이 맞지 않아 미뤄둔 것으로 끝내 완성을 보지 못하고 타계하자 스필버그 감독이 완성한 영화다. 큐브릭의 유령인 셈.

경이로운 영상과 도발적인 관념들로 화면이 채워진 이 영화는 최근 몇 년간

을 통털어 가장 야심찬 영화 중 하나로 평가된다. 사랑할 줄 아는 로봇에게 인

간이 갖는 책임이 무엇인가를 화두로한 이 영화는 로봇을 통해 인간의 본질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로봇과 인간의 공감이 로봇을 인간으로 만들 수 있는가 하는 문제를 짚어가는 다소 어려운 테마가 작품감상을 방해하지만 독창

적이고 흥미진진하다.

배홍락기자 bhr222@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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