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남명선생 비판정신 현대지식인의 모범"

남명(南冥) 조식(曺植·1501~1572) 선생 탄신 500주년을 기념하는 국제학술대회와 선비문화축제가 16일부터 19일까지 경남 산청 삼성연수소와 덕천서원일원에서 열린다.남명 선생 탄신 5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와 남명학연구원이 마련한 이번 학술대회의 주제는 '남명학과 21세기 유교부흥운동 전개'. 주제별로 남명선생의문학과 시부, 역사와 교육, 철학과 윤리, 정치와 사회 등 네 분과로 나뉘어 진행되며 국내뿐 아니라 독일, 러시아, 일본의 학자들도 대거 참석할 예정이다.

권인호 교수(대진대)는 17일 발표할 '남명학파 정치사상의 현대적 재조명' 논문에서 인문학 외면 풍토에 대한 비판과 지식인과 학문의 현실비판적역할을 강조했다. 권 교수는 "남명학파가 당시 지배층인 사대부 및 백성들의 왜곡된 정치사회적 현실을 외면하지 않고 비판과 개혁을 부르짖은 것처럼, 오늘날 지식인과 학문의 역할은 이 땅을 온통 뒤덮고 우리의 삶을 왜곡하고 있는 신자유주의적 미국식 세계화를 직시하고 근본적인 비판을 가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조동일 교수(서울대)는 '제덕산계정주(題德山溪亭柱)' '덕산복거(德山卜居)'등 남명의 한시에 나타나는 지리산의 의미를 통해 그의 처세와 학문을 분석했다.조 교수는 "남명 선생은 말을 극도로 아끼면서 깊은 뜻을 나타내기 위해 시가 필요했다"며 "시에는 (현실에서) 물러나 은거하는 것이 그 자체로 소중하다고 말하지 않고 지리산처럼 크고 천왕봉만큼 높은 정신을 지니고자 하는 소망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상규 동주대 교수는 경의(敬義)에 바탕을 둔 남명의 교육사상은 시대의 변천과 격변 속에서 외형상으로는 저상(沮喪)됐으나 정신문화적으로는면면히 계승됐다고 강조했다.

한 교수는 "남명의 학풍은 사숙 문인을 형성해 실학의 치용학(致用學)을 다지는학풍으로 발전한 후 허후, 곽종석, 김창숙 등 한말 학자들의 학풍으로이어졌고, 이후에는 갑오농민운동과 동학농민전쟁 등 운동으로 승화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조회환 교수(한국외국어대)의 '남명의 덕치사상과 정치사상의 고찰', 정만조 교수(국민대)의 '역대의 남명 인물론에 대한 검토', 한명기 서울대 규장각 특별연구원의 '인조반정 이후 북인 동향' 등 다수의 논문이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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