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은 도쿄 납치사건 생환기념 28주년이 되는 13일 한광옥 청와대 비서실장과 박지원 정책기획수석 등 수석비서관들과 조찬을 함께 했다.
김 대통령은 그동안 생환기념일에는 부인 이희호 여사와 김홍일 의원 등 세아들, 손자 손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조촐한 가족미사만 가졌으며 수석비서관들과 식사를 함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납치 당시 상황과 80년 사형언도 후의 심경 등을 회고한 뒤 『이러한 고비에서 살아난 것은 하나님의 도움이었다』며 『그후 어려운 고비마다 죽음 앞에 섰던 기억을 돌이켜보면서 나를 살려주신 하나님의 뜻에 따라 국가와 민족을 위해 바른 선택을 하려고 노력해왔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또 80년 사형선고 후 죽음의 문턱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비화를 소개했다. 김 대통령은 『당시 젊은 군인들 사이에서는 레이건 대통령이 당선되면 김대중을 죽일 수 있다는 분위기가 지배하고 있었다』며 『당시 글라이스틴 주한 미국대사가 이런 분위기를 감지하고 바로 본국에 보고한 뒤 레이건 대통령이 나를 반드시 살리라는 지시를 당시 정권인수위원장 리처드 알렌에게 지시했다』고 소개했다.
김 대통령은 이어 『죽음을 두려워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타협을 거부한 것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정의와 국민을 위해 사는 사람은 결코 패배하지 않는다는 진실 때문이었다』며 『정의를 위해 죽음을 선택하는 것이 매우 힘들었지만 이것이 후회없이 사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경훈기자 jgh031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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