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경북 바이오벤처 '개화기'

지역의 바이오 벤처들이 미생물 비료 및 농약을 생산하거나 새로운 농사법을 개발하는 등 개화기를 맞고 있다.

지난 92년 설립된 (주)메가바이오텍(www.megabiotech.com)은 4년여의 산학연 연구를 거쳐 96년 법인으로 전환, 미생물 농약(비료) 및 미생물 환경산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메가바이오텍은 현재 역병 발생을 25%까지 억제할 수 있는 '바이오탄'과 토양 뿌리에서 오는 농작물 질병을 막아주는 '뿌리탄' 등 10여가지 미생물 비료 및 농약을 생산, 판매하고 있다.

매출도 매년 급증세를 보여 99년 25억원, 지난해 35억원을 달성했으며 올해는 6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메가바이오텍의 미생물 농약 관련 기술은 이미 국제적 공인을 받았다. 지난 3월 미국 농림부 산하 연구소와 공동연구 협약을 맺었고 4월에는 대구경북중기청으로부터 8천600만원의 신기술 개발 자금을 지원받았다. 이와 함께 벤처 투자자들로부터 최근 75억원을 유치, '제2 도약'의 기틀을 마련했다.

지난 99년 음식물쓰레기 소멸기(바이오매직-히포)를 개발한 메가바이오텍 환경사업부는 최근 '분해되는 농업용 비닐'과 골프장 잔디 관리 '미생물 무공해 농약' 개발을 마쳤다. 바이오매직-히포는 현재 대구 달서구청을 비롯한 5곳에서 가동중이다. 오는 8월말까지 현장 실험을 끝낼 예정인 '분해되는 농업용 비닐'은 일반 비닐제품보다 값은 2~3배 비싸다. 하지만 수거비용 추가부담이 없는 데다 분해되면서 토양의 병해방지 효과를 높이는 친환경제품이어서 앞으로 각광받을 전망이다.

우리 나라 골프장 잔디 관리의 가장 큰 문제로 지적돼온 '라지 패치병'을 해결할 미생물 농약도 이미 개발을 끝냈다. 7월말 현재 골프장 현장실험에서 95%의 성공률을 보이고 있으며, 내년쯤 시판할 예정이다.

한편 메가바이오텍 부설 연구소는 '생물다양성사업'의 하나로 전국의 지역별 작목별 미생물을 수집, 종류와 분포도 등을 작성하는 체계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정수희 대표(분자미생물학 박사)는 "WTO가입과 2008년 뻬이징올림픽 개최로 환경오염 개선 압력을 강하게 받고 있는 중국정부가 메가바이오텍 미생물 농약(비료)를 수입할 의사를 밝혔다"며 "중국과 동남아 시장 진출을 위한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동안 선진국들이 바이오산업에 엄청난 투자를 해왔지만, 생물농약 연구분야에는 소홀한 감이 있다"며 "생물농약은 우리가 국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분야"라고 덧붙였다.

농업 벤처 바이오파머(www.biofarmerkorea.com:대구대 창업보육센터 입주)는 새로운 '호박 농사법'을 개발, 관심을 끌고 있다.

윤선주 연구소장(농학박사)과 정용진 계명대 교수 등 바이오파머 연구팀은 지난 5월10일 파종한 뒤 2달 20일만인 이 달 1일 영천 1천500여평 호박농장에서 260여개의 호박을 수확했다. 대부분의 농민들이 4~5월초 파종하고 9월 중순 또는 10월 초 서리가 내릴 때 수확하는 것과 비교하면 1달반 이상 앞당긴 것이다.

호박은 보관이 어려운데다 보관비용이 비싸 출하기에 2~3천원정도 하던 호박값이 6~8월이 되면 2만원 이상으로 폭등한다. 따라서 호박 수확기를 6~7월로 앞당기면 농가는 많은 소득을 올릴 수 있다. 윤 소장은 "아직 시험단계에 불과하지만 물과 비료를 주는 시기와 양을 조절하는 것만으로도 호박 수확기를 크게 앞당겼다"며 "연구가 진척되면 수확시기를 6월말로 앞당기고, 수확량도 2배이상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2월 법인으로 출범한 바이오파머는 유전공학, 재배학, 한의학 등을 전공한 박사(교수 포함) 연구원 7명, 석사 2명, 직원 2명 등으로 구성된 농업 벤처기업이다. 바이오파머는 지난 2월 실험실 및 약국에서 주로 쓰는 '막자사발(일명 유발)'을 다양한 기능을 갖춘 신제품으로 개발, 본격 시판에 나섰고, '식물생육보조기' 등 농업 관련 아이템도 개발중이다.

윤 소장은 "호박을 이용한 건강식품 개발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며 "우리 농업경쟁력을 향상시키는 농업 생명공학 회사로 바이오파머를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석민기자 sukm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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