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참배 분석-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의 13일 야스쿠니(靖國) 신사참배는 국내외적으로 큰 논란과 후유증을 남김으로써 '참패한 참배'로 기록될 조짐이다.
고이즈미 총리의 신사참배는 일본내 국론분열, 자민당내 자신의 입지약화, 구조개혁에 대한 신뢰추락, 주변국과의 외교적 마찰 등 역기능을 가져온 것이다.
▲일본내 국론분열 양상 = 고이즈미 총리의 13일 전격적인 야스쿠니 참배를 둘러싸고 일본은 찬반양론으로 갈린 상태이다.
아사히(朝日) 신문은 '이것이 숙고의 결과인가'라는 사설에서 고이즈미 총리가담화를 통해 아시아 국민에게 사과한 점을 지적하면서 "그런 생각이 있었다면 이웃나라의 불신을 초래할 참배는 포기했어야 했다"고 비난했다.
보수 산케이(産經) 신문은 다른 각도에서 불만을 표시했다. 산케이는 '어려운결단이었으나 신뢰를 상실했다'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국민은 강한 의지를 지닌 지도자의 출현을 원했는데, 외압에 굴복해 참배를 앞당김으로써 국민사이에 불신이 확산될 것은 자명한 일"이라고 못마땅해 했다.
그나마 요미우리(讀賣) 신문은 "한, 중의 반발과 구미의 비판 등을 감안할 때총리가 언급한 '광범위한 국익'을 생각한다면 현명한 정치적 판단이었다"고 고이즈미 총리를 지지했을 뿐이다.
▲고이즈미 정치입지 약화 = 고이즈미 총리는 이번 야스쿠니 참배로 자신의 체면을 지켰는지는 몰라도, 정치적 입지가 약화되는 현상을 피하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고이즈미 총리는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의 위패가 합사된 곳에 참배했다는 점에서진보진영의 반발을 자초한 것은 물론 당초 8월15일 참배계획을 이틀 앞당김으로써그의 응원단이었던 보수진영의 절대적 지지도 잃게 될 처지에 놓였다.
고이즈미 총리가 총재로 있는 자민당에서는 반응이 3갈래로 갈리는 등 내홍의조짐마저 엿보이고 있다.
자민당에서 고이즈미 총리의 8.15 신사참배를 관철하겠다고 모임까지 만든 나카가와 쇼이치(中川昭一) 의원 등은 "총리가 왜 일정을 앞당겼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정말 실망스럽다"고 반발했다.
반면 고이즈미 총리의 8.15 참배 피하기를 설득했던 야마사키 다쿠(山崎拓) 간사장은 "외교적 배려가 주된 이유였다"면서 "훌륭한 판단이었다"고 고이즈미 총리를추켜세웠다.
이와 함께 연립여당을 구성하고 있는 공명당측도 고이즈미 총리의 신사참배가정교분리 원칙에 위배될 가능성이 있는데다 주변국과의 외교적 마찰이 불가피하다는점에서 '잘못된 선택'이었다고 비난했다.
▲구조개혁에 암운 = 고이즈미 총리의 이번 신사참배는 '성역없는 구조개혁' 추진에 걸림돌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고 일본 언론은 지적하고 있다.
고이즈미 총리는 지난 4월 출범 이후부터 말한 것은 실행에 옮긴다는 '유언실행(有言實行)'을 기치로 내걸고 국민적 인기를 끌어왔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8.15 참배가 무산됨으로써 고이즈미의 인기하락은 불가피해보이며, 국민의 지지가 바탕이 되지 않는 구조개혁은 기대하기 힘들다는 관측인 셈이다.
아사히(朝日)는 부실채권 처리와 특수법인 개혁 등의 구조개혁 작업은 고이즈미총리가 자민당내 저항을 누른 상태에서 추진해 온 것이지만, 이제 자민당내 반대세력이 힘을 얻게 돼 개혁의 전도가 흐려지게 됐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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