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신광 면민들이 광복의 기쁨을 길이 간직하고자 1947년 광복절 때 시작했던 축구대회가 올해로 50회를 맞았다. 올해는 13일 신광중학교 운동장에서 출향인까지 무려 1천5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스타트, 22개 마을 25개 축구팀이 광복절 당일까지 '축제'를 계속하고 있다.
"광복의 기쁨을 후대에 전하고 통한의 역사를 되풀이하지 말자고 시작했던 대회를 50년이나 연륜이 쌓이도록 이어 온 후배들의 마음이 너무도 고마울 따름입니다". 김길수(69) 대회 고문의 감개는 또달랐다. 그는 6.25 후 고교 재학 때부터 이 대회에서 선수로 활약했던 사람.
"고무신과 짚신을 신고 짚을 둘둘 말아 만든 공을 몰아 새끼로 만든 골 그물을 향해 이리저리 뛰었던 대회가 이처럼 풍성한 행사로 변했습니다". 김 고문은 대회 때가 되면 출향인도 선수로 뛸만한 20~40대면 너나 없이 참가하고 있고, 서울에 사는 자신의 두 아들도 올해 내려 와 선수로 뛰고 있다고 했다.
대회장인 문창수 면 체육회장(57)은 "실제로는 많은 선배들이 광복 전부터 씨를 뿌려 놓았던 대회"라면서 "나도 35년간 선수 등으로 활약하며 이 대회를 지켜왔다"고 했다. 연륜이 50년이나 되다 보니, 이제 중요해진 일은 첫 대회 때부터 활동한 선배들 중 유일한 생존자인 이기섭(81.서울) 할아버지를 찾아 대회의 역사를 기록하는 것이라고.
이 대회는 한국전쟁 기간 3년, 1954년의 가뭄, 1982년의 냉해 때 등 다섯 차례는 중단돼, 민족의 애환을 함께 해 온 생채기도 징표로 갖고 있다. 올해부터는 축구 뿐 아니라 윷놀이.씨름대회까지 함께 열려 면 전체 축제로 확대됐다.
포항.정상호기자 falco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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