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우리집 주치의-돌연사

죽음은 모든 사람이 피할 수 없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죽음은 본인에게는 삶을 정리할 시간도 갖지 못하게 하고 주위의 많은 이들에게 엄청난 상실감을 가져다 준다. 특히 한창 일할 나이인 중년의 돌연사는 가족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적잖은 경제적 정신적 손실을 안겨다 준다.

돌연사의 원인으로 뇌혈관질환 등이 있지만 심장질환에 의한 것이 대부분이다. 의학적으로 심장성 돌연사란 심장의 이상으로 급작스런 증상 발현 후 1시간이내에 사망하는 것을 말한다.

심장은 하루에 약 10만번 이상을 쉬지않고 뛰어야하는 장기다. 이 심장근육에 적정량의 혈액을 공급해 주는 혈관이 있는데, 마치 임금이 쓰는 관처럼 생겼다고 하여 관상동맥이라 한다. 바로 이 관상동맥의 벽에 콜레스테롤 등 여러 가지 이물질이 축적되어 좁아지거나 막히게 되면 심장근육에 산소공급이 원활히 되지않아 흉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데 이를 관상동맥질환이라 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이 이에 속한다. 바로 이 관상동맥질환이 대부분 심장성 돌연사의 원인이다.

심장성 돌연사는 주로 45세에서 75세 사이의 남자에서 흔하고 하루중 오전 7시에서 11시 사이에 빈번하다. 심장돌연사의 위험인자는 나이, 고혈압, 심근의 비후, 고지혈증, 흡연, 비만, 그리고 심전도상 이상 등이다.

일단 심장질환 진단을 받은 사람은 전문의와 상의하여 적절한 치료와 관리가 필요하다. 그러나 심장성 돌연사를 하는 사람들은 심장병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지냈던 경우가 많다. 흉통 등이 있으면 반드시 병원에서 검사를 받아야 한다. 증상이 없더라도 고혈압 등의 위험인자를 갖고 있으면 치료를 받아야 한다.

나이를 먹는 것은 인력으로 어떻게 할 수 없는 일이지만 고혈압이나 흡연, 고지혈증, 비만 등은 사전에 어느 정도 예방과 치료가 가능하다. 그리고 급작스러운 흉통이나 의식의 소실이 있을 경우 한시라도 빨리 병원으로 가야 된다. 손끝을 바늘로 따거나 침을 맞는다거나 하는 일로 귀중한 시간을 허비하지 말아야 한다.

옛부터 제명대로 살다가 편히 죽는 것(考終命)을 오복(五福)의 하나로 생각했다. 인명이 사람의 뜻대로 다 되지는 않겠지만 노력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일단은 최선을 다하고 볼 일이다.

곽동훈 내과전문의

(영남소아과·내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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