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당론을 둘러싼 민주당과 자민련간의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여권 핵심지도부가 잇따라 합당의 필요성을 언급하고 있는 가운데 자민련 김종필 명예총재의 합당 후 위상을 규정한 민주당 이상수 원내총무의 발언을 자민련이 문제삼고 나온 것이다. 자민련은 핵심당직자들의 반발에 이어 JP까지 직접 나서 "합당 생각은 없다"고 못을 박고 나왔다.
자민련 변웅전 대변인은 14일 민주당 이 총무가 "3당이 합당하면 JP는 총재직 이상을 요구해서는 안된다"고 한 발언을 '망언'으로 규정, 해명을 요구했다. 변 대변인은 "그게 당론인지, 개인 의견인지, 당 총재 의견인지 명확히 밝혀야 한다"며 "삼사일언(三思一言)은 못할망정 일사일언이라도 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고 비난했다.
변 대변인은 특히 '3당 공동후보론'과 관련, "우리당은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의 대항마로서 3당 연합에 의한 '경륜있는' JP의 공동후보 추대를 말한 것이지, 합당을 말한 게 아니다"면서 "합당보다는 연합이 좋다"고 덧붙였다.
이양희 사무총장도 이날 한 라디오 프로에 출연, "김 명예총재에게 대선후보를 줬을때 당선을 위해 합당으로 가는게 좋은지 각 당이 뛰는게 좋은지 여러 논의를 할 수 있다"면서도 "지금 합당하느냐, 마느냐를 논의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이완구 원내총무는 더나아가 "적절한 해명이 없을 경우 이 총무를 다시 만날 생각이 없다"고 반발하기도 했다.
이에 민주당은 당혹해 하고 있다. 민주당측은 일단 이 총무의 발언이 '실언'이라며 파문 진화에 안간힘을 쏟았다. 박상규 사무총장은 "단순히 합당을 환영한다고만 하지 그런 얘기를 할 필요는 없는데..."라며 유감을 표시했다.
당장 언론 국정조사와 8월 임시국회와 9월 정기국회를 앞두고 자민련의 협조가 필수적인 상황에서 이를 더이상 방치해서는 안된다고 본 것이다.
그러나 이 총무는 "내말이 아니고 당내 분위기를 전한 것"이라면서도 "어차피 언젠가는 한번 얘기해야 할 부분 아니냐"며 자신의 발언기조를 누그러뜨리지 않았다.
이상곤기자 lees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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