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증시 유동성장세 오나

최근 들어 건설.은행.증권주들이 연일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지난 7월24일 이후 8월14일까지 거래소시장의 건설주와 증권주, 은행주의 업종주가지수의 상승폭은 각각 26.2%, 24.1%, 20.8%에 달했다. 이는 같은 기간 종합주가지수 상승폭(9.6%)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건설.은행.증권주가 초강세를 보이면서 증권가에서는 유동성 장세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유동성 장세란 시중금리가 급격히 떨어지면서 금융권을 이탈한 자금이 증시로 유입되면서 주가가 크게 오르는 현상을 말한다.

유동성 장세에서는 건설.은행.증권주 속칭 트로이카주가 초강세를 나타낸다. 유동성 장세에서 이 세 업종의 주가가 크게 오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건설주가 오르는 것은 금융권을 이탈한 시중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되면서 건설 경기가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또 부채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업종인 건설업체 특성상 금리 인하로 이자 비용이 크게 줄면서 재무구조가 개선되리라는 기대감도 원인이다.

금리 인하로 자금이 이탈되는 외견상 악재에도 불구하고 은행주가 오르는 것은 수신금리 하락 속도에 비해 대출금리가 더디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는 곧 예대마진 확대로 이어지면서 은행의 수익구조가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유동성 장세는 반영하고 있다.

증권주가 트로이카 멤버에 끼는 것은 대세 상승 초입기에 유동성 장세가 먼저 시작된 전례가 많았기 때문이다. 대세 상승의 최대 수혜주가 증권주라는 점은 불문가지.

그러나 유동성 장세 도래 여부를 놓고서는 증권업계에서 논란이 분분한 실정이다.현대증권은 최근 데일리를 통해 '시중 부동자금이 위험자산으로 이동하는 "스필오버'(Spill Over)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며 유동성 장세 도래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동원증권은 '내외적인 불안감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금리 인하로 자금이 증시로 이동하리라는 것은 성급한 기대'라는 상반된 입장을 폈다.

유동성 장세의 개념에 대한 논란도 없지 않다.

유동성 장세는 자금이 증시에 유입되면서 생겨난다는 것이 일반적 견해. 경제여건이 뚜렷이 개선되지 않은 상황에서 '돈의 힘'만으로 주가가 오르는 현상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돈이 증시에 대거 유입되는 시점은 이미 유동성 장세 범위를 넘어선 대세 상승장이라는 견해도 만만찮다. 유동성 장세는 시중 자금의 증시 유입에 따른 결과물이 아니라 이같은 기대심리를 선반영한 현상이라는 것.

아무튼 지금 장세가 대세 상승 초입기에 나타나는 진정한 의미의 유동성 장세인지, 이같은 기대 심리를 노린 '속임형' 단기 상승세에 불과한지 확인하는데는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김해용기자 kimh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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