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여행 성수기를 맞아 여행사들이 해외여행 덤핑경쟁에 나서면서 손실을 보전키 위해 쇼핑위주로 여행일정을 짜고 과다한 옵션비를 요구하는 등 횡포를 일삼고 있어 소비자들의 불만이 높다.
지역 여행사가 74만원에 내놓은 태국 3박5일 여행상품의 경우 관광객이 추가로 물어야 하는 '옵션' 비용이 50만~70만원에 달하는 데다 쇼핑위주의 여행일정을 편성, 관광객들의 기분을 잡치고 있다.
이 상품은 오후 7시45분 전세기가 대구공항을 출발, 새벽 2시쯤 방콕에 도착, 호텔투숙한 후 관광일정에 들어가는데 현지 관광일정은 3일뿐인데다 돌아올 때 태국 출발시간이 새벽 1시50분~2시로 공항 면세점조차 이용할 수 없다.
또 전체 일정 중 별도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옵션상품이 대다수이고 관광보다는 한약재상, 보석상, 건강식품점 등 쇼핑위주로 편성돼 있다.
'코끼리 정글투어'의 경우 코끼리우리 주변을 10분 도는데 80달러를 부담해야 한다.
또 방콕에서는 여행가이드가 "왕실의 국왕 주치의가 나와서 진료를 한다"며 한약재 판매점으로 관광객을 데려가 엉터리 진맥, 신용카드 할부 결제, 한국 현지 통장계좌 입금 등 온갖 방법을 동원, 수십만원~수백만원짜리 한약재를 사도록 유인하고 있다.
여행중 제공하겠다던 '시 푸드(Sea Food)'는 새우 몇 마리와 조개가 주류를 이룰 정도로 질이 떨어진다.
최근 중국 북경 등을 4박5일 일정으로 다녀온 이모(38.대구시 수성구 황금동)씨도 곰 농장을 낀 한약재상, 저급 물품으로 가득한 쇼핑센터를 수차례 들락거리면서 주위 분위기에 말려 수백만원어치의 물품을 샀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특히 이 상품의 경우 만리장성관광이 옵션에 포함돼 있는데도 현지에서 '케이블 카'를 타야한다며 1인당 1만5천원을 별도로 거두고 '용경협 선상 투어'에 4만원을 더 부담토록 하는 등의 횡포를 일삼고 있다.
이같은 여행상품의 질적 하락은 일부 여행사들이 모객을 해 외국 현지의 여행을 담당하는 랜드사에 넘기고, 랜드사는 쇼핑점과 결탁, 쇼핑을 중심으로 관광일정을 편성, 쇼핑에서 수익을 올리는 데 혈안이 돼 있기 때문이다.
태국의 경우 현지 관광버스 상당수가 쇼핑센터에서 제공하는 것이란 게 여행업계의 얘기다.
따라서 신혼여행이나 효도관광의 경우 옵션과 저급한 제품 판매가 난무하는 관광지를 선택, 기분을 잡치지 않으려면 현지 랜드사와 관광가이드 천국으로 알려진 '태국' 등 관광 후진국은 피하는 게 좋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지난달 태국을 다녀온 대구의 모 여행사 대표(40)는 "대부분 일정이 현지 랜드사 수입과 직결되는 상품 쇼핑으로 짜여져 있었다"면서 "후회를 않기 위해서는 가급적 태국여행은 삼가는 게 상책"이라고 말했다.
황재성기자 jsgold@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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