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전 11시30분 대구시 중구 중앙지하상가 공사현장. 막바지 공사가 한창인 이곳은 각종 공사시설, 안전펜스 등이 어지럽게 뒤섞여 있었다. 공사장으로 들어서자 페인트 냄새 등 역한 냄새가 밀려왔고 환기도 안돼 먼지와 텁텁한 공기에 숨이 막혀 왔다.
특히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통로 부근 천장엔 전선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고 엑슨 밀라노 부근의 지하상가는 통로 폭이 겨우 1m에 불과, 두사람이 지나다니기에도 벅찼다. 대학생 박모(27.대구시 수성구 만촌동)씨는 "가뜩이나 좁은 통로에 공사도구를 실은 손수레가 지나다니고, 소음 및 먼지가 심해 아수라장을 방불케했다"며 "인부가 운반하는 합판에 머리를 부딪칠 뻔한 적도 있다"고 불평했다.
하루 유동인구가 수십만명에 이르는 중구 동성로 일대가 인도를 마구 점령한 각종 공사 및 불법주차 차량 때문에 시민들이 통행에 큰 불편을 겪는 등 '보행권'이 실종된 상태다. 인도를 점령한채 공사가 이뤄지거나 인도에 버티고 선 불법 주차차량 때문에 보행자들이 할 수 없이 차로를 이용할 수 밖에 없는 등 사고위험이 높은데도 행정기관은 뒷짐을 지고 있다.
좁은 도로 양쪽으로 한쪽에선 밀리오레 공사가, 다른 한쪽에선 병원 건물을 상가로 개조하는 등 공사가 동시에 벌어지고 있는 중구 무궁화여행사 옆길도 보행자들이 불편을 겪기는 마찬가지. 도로 양쪽으로 찢어진 시멘트 포대, 철재물, 합판, 각종 쓰레기 등이 가득 쌓여 있는가 하면, 20여대의 공사차량이 불법주차, 인도가 점령되다시피해 시민들은 차도로 내몰리고 있다.
또 중앙파출소에서 대구백화점으로 들어가는 인도엔 인근 상가 공사차량 10여대가 주차, 인도를 반이나 막아 시민들이 지나가는데 큰 불편을 겪었다.
흥사단과 함께 '시민 보행권 운동'을 펼치고 있는 녹색소비자연대 관계자는 "각종 공사시 시민들이 지나다니는데 불편을 주지 않겠다는 최소한의 배려가 필요하다"며 "공사업체나 감독기관 모두가 시민 보행권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무감각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중구청 한 관계자는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의 경우 다니는데 불편하다는 민원이 많아 앞으로 개선할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도심뿐 아니라 대구시내 곳곳에서도 인도블록 교체 및 각종공사 등으로 인도가 마구 파헤쳐지고 있어 시민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는 실정. 대구시에 따르면 시내 굴착공사는 지난 99년 2천62건, 총길이 213km에서 지난해엔 3천908건, 351km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정욱진기자 pench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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