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공사판' 학교, 수업 큰 지장

학급당 인원수를 35명으로 줄이는 것을 골자로 하는 정부의 교육여건 개선 계획이 졸속으로 추진되면서 2학기 중 교실 증축 공사 강행, 운동장 축소, 특별교실 전용 등 교육여건을 오히려 후퇴시킨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게다가 대구시 교육청은 일부 초등학교의 과밀학급 해소를 위해 학급을 추가 배정, 2학기 때 학생들의 학반까지 바꾸는 방안을 추진하다 교사들의 반발에 부딪히는 등 말썽을 빚고 있다.

대구시 교육청은 정부 계획에 맞춰 2004년까지 학교 신설을 기존 39개교에서 50개교로 늘리고 신설 규모도 당초 30학급에서 36학급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또 50개 고교에 296개 교실을 증축하고 신설 학교 여유교실을 전용해 내년 2월말까지 고교에서만 모두 337학급을 증설할 방침이다. 경북의 경우 포항, 구미 지역을 중심으로 내년까지 고교 359 학급을 증설하고 2004년까지 일반계고 7개를 신설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대구 77개 고교 가운데 50개교가 학교별로 입찰-설계-예산신청 등을 초고속으로 끝내고 다음달부터 일제히 4~8개 교실을 증축하는 공사에 들어가게 된다. 그러나 기존 건물에 층을 더 올리는 학교는 10개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수평으로 증축하거나 별도 건물을 지을 수밖에 없어 학교내 건물 과밀, 운동장 축소 등이 불가피해졌다.

게다가 내년 2월말까지 공사를 끝내지 못하는 학교는 과학실, 컴퓨터실 등 특별실을 교실로 바꿔서라도 학급당 인원을 35명으로 낮춰야 할 형편이어서 학급당 인원수 억지 축소를 위해 여타 교육여건은 악화시킬 수밖에 없게 됐다.

또한 달서구, 수성구 등 고교 진학자가 많은 지역은 지금까지 다른 곳에 비해 학급당 인원을 1, 2명씩 많이 배정했으나 이번 계획으로 모든 고교가 35명에 맞춰야 해 원거리 통학 증가로 인한 학생, 학부모 민원도 있을 것으로 시교육청은 우려했다.

시 교육청은 또 45명이 넘는 일부 초등학교의 과밀학급을 없애기 위해 학급을 급히 늘려 2학기 중에 조정할 것을 이달초 지시했다가 교육의 연속성을 무시한다는 교사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재검토하는 등 말썽까지 불거지고 있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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