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가 패전기념일인 15일 전몰자 추도식에서 태평양전쟁에 대한 일본의 전쟁책임을 처음으로 인정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이날 낮 도쿄 야스쿠니신사 인근 무도관에서 열린 '전국 전몰자 추도식'에 참석, 식사를 통해 "대전(大戰·태평양전쟁)에서 우리나라는 아시아 제국과 국민들에게 다대한 손해와 고통을 안겨줬다"며 일본 총리의 전몰자 추도식사로는 처음으로 가해책임의 주체를 언급했다.
그동안 일본의 역대총리들은 전몰자 추도식 식사에서 가해 주체를 생략한 채 "그 전쟁에서 아시아 제국에게 많은 고통과 슬픔을 안겨줬다"고 언급하는 데 그쳤다.고이즈미 총리가 '우리나라'라는 표현을 사용, 전쟁 가해주체를 분명히한 이유는 지난 13일 자신의 야스쿠니 신사참배를 둘러싸고 한국과 중국이 거세게 반발하고있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고이즈미 총리는 또 "우리는 국제사회에서 고립되지 않도록 근린제국과의 우호관계를 유지, 발전시켜 세계 항국적 평화를 확립해야 한다는 책임을 짊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언급은 최근 역사교과서 파문과 야스쿠니 신사참배를 둘러싸고 고이즈미총리가 '아시아 무시외교'를 펴고 있다는 지적을 의식한 것으로 지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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