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소사장제 도입 10년 불황 몰라요

경산 진량공단의 안경테.선글라스 제조 중소기업인 '필립'(必立)사 장두원(49) 사장의 경영 감각과 안목이 요즘 일대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개념조차 잘 알려지지 않고 있던 10여년 전에 이미 '소사장제'를 도입해 외환위기를 잘 극복하고 경영에 성공했다는 것.

엔지니어 출신인 그는 20여년 전 일본 출장을 자주 가면서 소사장제의 장점을 눈여겨 봐 뒀다가 1991년 6월 창업과 동시에 회사의 한 구조로 이를 채택했다. 그 7년이나 뒤 IMF 폭탄을 맞고서야 국내에서 소사장제가 유행했던 것을 보면 이 부문에서 그는 국내 선구자라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소사장제는 부분 독립채산제 경영 방식으로, 필립사에는 지금도 용접.연마.포장.조립 등 4개 부문에 각각 다른 소사장들이 있다. 소사장은 각각 7~8명의 직원들과 팀을 이뤄 자재 구입부터 제품 생산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직접 경영한다. 또 팀원들은 생산실적에 따라 보수를 받는 대신 불량품 등 조업손실에 대한 책임도 진다.

이런 특성 때문에 소사장과 팀원들은 모두가 각자 주인의식을 갖게 돼 생산비 절감은 물론 조직 관리력도 크게 향상됐다고 장 사장은 말했다. 덕분에 급여도 다른 경쟁사보다 10% 정도 더 받고 이직도 거의 없다는 것. 장 사장은 "한국인의 특성에 가장 적합한 경영 방식이 소사장제"라며 "이것에 힘입어 외환위기 때도 매출이 꾸준히 늘어 감원할 필요도 없었다"고 했다.

필립사는 레노마.모야 등 브랜드를 OEM 방식으로 생산해 유럽.미주 등으로 수출, 연간 매출액이 30억~40억원에 달하고 있다.

경산.이창희기자 lch888@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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