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5일 근무제 되면 특수학교도 휴교

9세된 정신지체장애아를 키우고 있는 이모(36·여·대구시 남구 대명동)씨는 요즘 걱정이 태산이다. 주 5일 근무제가 실시되면 아들이 다니는 특수학교도주 5일 수업으로 전환될 것으로 보여 토요일엔 결국 아들을 사설학원에 보낼 수밖에 없기 때문. 이씨는 "음식점 주방일을 하며 막노동을 하는 남편과 함께겨우 생활비를 벌고 있는데 앞으로 아들의 학원비를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막막하다"며 한숨을 지었다.

국민들의 여가활동 등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정부가 주 5일 근무제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대부분 장애인가정은 사교육비 증가 등 오히려 큰 부담을 지게 될 것이라며 고민하고 있다.사회복지사 등 전문가들은 특수학교와 사회복지관에 주 5일 근무제가 도입될 경우 토요일엔 장애인들을 위한 복지서비스가 사각지대에 놓일 수 있다며 정부차원의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남구 한 특수학교의 경우 한 학급 20여명의 학생중 방과후 장애인 클리닉센터 등 사설학원에 다니는 학생은 20%정도다. 나머지 학생들은 집안 형편 등의이유로 학원에 다닐 수 없는 실정. 한 특수학교 교사는 "지금도 장애학생의 경우 방과후 이용할 수 있는 교육시설이 전무하다시피 한데 주 5일 수업이 될 경우 토요일엔 장애아들이 갈곳이 마땅하지 않아 부작용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장애인만 대상으로 한 대구장애인종합복지관 등 대구시내 26곳의 사회복지관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 따라서 사회복지사들은 주 5일 근무제 실시에 따른 장애인에대한 서비스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중구 남산종합사회복지관엔 하루 평균 50여명의 장애인들이 복지관 시설을 이용하고 있다. 사회복지사 김태권씨는 "주말에 장애인들이 이용할 수 있는 시설도 부족한데, 주 5일 근무제 도입으로 복지관마저 이용할 수 없다면 문제가 많다"며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주말프로그램 및 자원봉사자를 활용한 여가활동 프로그램 개발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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