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삼성, 4타자 연속홈런 신기록 수립

삼성이 한국프로야구 20년 사상 처음으로 「4타자 연속홈런」의 대기록을 수립했다.

삼성은 17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경기에서 1대0으로 앞선 3회말 1사후 이승엽이 한화 한용덕으로부터 중월 1점홈런으로 포문을 열자, 마르티네스, 바에르가, 마해용이 잇따라 홈런포를 쏘아올리며 대구구장에 홈런 폭풍을 몰아쳤다.

특히 이승엽은 5회에도 연타석 아치로 시즌 29호를 기록, 호세(롯데)를 제치고 홈런 부문 단독선두로 올라 기쁨이 더했다.

20년 한국프로야구 사상 연속타자 홈런 신기록이다. 국내 프로야구에서 3타자 연속홈런은 11번 있었지만 4타자가 홈런을 친 것은 최초.

130년 역사의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는 4타자 연속홈런이 3차례 있었고 70년 일본 프로야구사에서는 5타자 연속홈런이 있었다. 지난 71년 도에이 플라이어즈(니혼햄 파이터즈의 전신)와 롯데와의 경기에서 도에이가 연장 10회 장훈이 마지막 홈런타자로 포함된 5타자 연속홈런 기록이 있었다.

이승엽은 『가볍게 친 것이 홈런이 됐다. 호세와 시즌끝까지 경쟁을 벌이겠지만 40개만 넘기면 홈런왕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마르티네스는 『홈런을 의식하지는 않았는데 딱 치기 좋은 공이 들어왔다. 4타자 연타석 홈런으로 팀분위기가 살아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은 이날 「특급 쌍두마차」 이승엽과 임창용을 앞세워 한화를 8대3으로 눌렀다. 공격에서 이승엽과 마해영의 홈런 2개 등 홈런 6발로 8득점하고 선발 임창용이 6과 3분의 1이닝동안 삼진 7개를 뽑으며 7안타 2실점으로 막고 승수를 챙겼다.

임창용은 시즌 12승 3패1세이브를 기록, 신윤호(LG)와 다승 공동선두가 됐다. 마무리 김진웅은 2와 3분의 1이닝을 무안타 무실점으로 막아 세이브를 추가했다

이로써 삼성은 한화전 6연승, 2위 현대와는 4경기차 1위를 굳건히 지켰다.

이춘수기자 zapper@imaeil.com

◇전적(17일)

한화 000 200 100 - 3

삼성 014 010 11ⅹ- 8

△삼성투수=임창용(승), 전병호(7회), 김진웅(7회·세이브) △한화투수=한용덕(패), 신재웅(3회), 김정수(6회), 박정근(7회), 김홍집(8회) △홈런=이승엽(3회1점·5회1점)·마르티네스(3회1점)·바에르가(3회1점)·마해영(3회1점·7회1점·이상 삼성), 이영우(4회2점·한화)

▲두산 2 - 0 SK

▲롯데 7 - 2 기아

▨18일 선발투수(대구)

삼성 이용훈 - 한화 리스

15일 우천으로 노게임이 된 두산전에서 홈런을 친 이승엽은 타격밸런스가 무너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17일 이승엽은 2개의 홈런을 기록, 타격감을 잃지 않고 15일의 여세를 몰아갔다. 이날 이승엽의 홈런을 분석하면 홈런타자는 역시 스트라이크만 잘 쳐서는 홈런왕이 될 수 없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이승엽은 이날 2개의 홈런 모두 스트라이크존으로 오다 떨어지는 공을 받아쳐 홈런으로 만들었다.

이것은 천부적인 유연성이 있기때문에 가능하다. 이승엽의 강한 승부근성도 이같은 부드러움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최근 이승엽은 어이없는 볼에 배트가 나가지 않는 등 선구안도 좋아지고 있다. 또 기술적으로 스트라이드 할때 상체가 앞으로 빨리 쏠리지 않는 타격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앞타자들이 활발한 공격으로 상대투수의 진을 빼주고 뒤에 있는 중심타자들이 살아나 견제를 덜 받는 것도 이승엽에게 유리한 점이다.

다만 루상에 주자가 있을때 더 편안하게 공격하기를 바란다. 이승엽은 올 시즌 찬스에 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사실은 투수가 더 흔들릴 상황이다. 이승엽으로서는 서두를 필요가 없다. 이승엽은 원하는 공을 골라 타격한다는 여유를 더 가질 필요가있다.

이승엽이 남은 경기에서 좋은 타격감을 이어가 홈런왕을 차지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홍승규(야구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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