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역 경제단체, '열중 쉬어'

지역 중소기업들이 계속된 불황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데도 지역 경제단체들은 대안마련은 커녕 실태파악조차 제대로 하지 않는 등 제구실을 못하고 있다.

일부 단체는 매년 해오던 정기 기업현황 조사도 하지 않은채 자체 대규모 기념행사를 계획, 지역 경제현실을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중소기업중앙회 대구.경북지회는 지난달 '중소기업 경영실태 및 동향'에 대한 설문조사를 벌인후 모든 자료를 중앙회로 보내고 자체 분석이나 검토를 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지역 업체의 생산.판매.고용동향, 자금사정 등 구체적 실태파악은 불가능한 실정이다. 대구.경북지회는 지난 5월 쿼터가 소진돼 외국인산업연수생 배정업무가 거의 없어 일손에 여유가 있는데도 자체적인 지역실태 조사에 손을 높고 있다.

대구경영자협회도 매년 지역 제조업체 가동률과 자금사정 등 파악을 위해 '여름휴가 실태조사'를 벌여왔으나 올해의 경우 자료미비 등을 이유로 실태조사 분석조차 하지 않았다. 대구경영자협회는 이처럼 경제단체의 기본업무조차 제대로 챙기지 못하면서 오는 24일 '창립 20주년 기념행사'의 경우 2천400명을 초청해 기념식, 특별강연, 위로연 등을 대규모로 치를 예정이다.

특히 이번 기념식에 국회의원을 초청하지 않는 등 정치성을 배제한다면서도 민주당 김중권 대표를 초청해 특별강연을 할 예정이어서 행사성격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함께 다른 대다수 지역 경제단체들도 장기불황을 겪고 있는 지역 기업들의 회생방안은 물론 재고 및 가동상황, 자금사정, 고용동향 등 경영실태파악을 제대로 벌이지 않고 있다.

지역 섬유업체 관계자는 "지역경제가 구조적인 불황에 처했다는 인식이 팽배한데도 지역 경제단체들은 도대체 뭘하는지 모르겠다"면서 "지금이라도 실태파악을 서둘러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구기자 k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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