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예금금리 내려도 은행 대출금리 요지부동

한국은행의 콜금리 인하 후 은행들이 예금금리를 잇따라 내리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대출금리는 거의 내리지 않거나 소폭 인하에 그쳐 경기부양을 외면한 채 장삿속만 채운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특히 CD 연동형 담보대출 금리는 생색내기로 극히 소폭 내리면서도 신용대출 금리는 가계나 기업 할 것 없이 그대로 유지하는 경우가 많아 산업생산활동을 위축시킬 뿐만 아니라 '가진 것 없는 사람들'만 상대적인 손해를 보고 있다는 지적이다.한국은행이 최근 2개월 연속 콜금리를 내린 이후 국민·주택은행과 농협 등 상당수 은행은 1년짜리 정기예금 금리를 2∼3차례에 걸쳐 0.3∼0.6% 포인트 인하해 현재 4%대에서 운용하고 있다. 조흥.한미.신한 등 일부 은행은 이달중 정기예금 금리 추가 인하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은행들의 대출금리는 가계부문 11.0%, 기업부문은 10.5% 이상에서 이뤄져 콜금리 인하 전이나 별 다름이 없다. 일부 은행들은 주택담보 제공시 대출금리를 0.2~0.3% 포인트 내리고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은행들이 신용대출 금리 인하에는 인색하다. 그나마 대출금리를 인하해도 기존 고객들은 배제한 채 신규 고객들에게만 적용해 실세 금리 하락이 은행들의 수익 개선에만 기여할 뿐 소비자들에겐 반사이익을 거의 주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예금금리가 내려가도 대출금리는 요지부동인 것은 대출금리가 시세에 맞게 변하는 CD(양도성예금증서) 연동형 대출보다는 고정돼 있는 프라임레이트 연동형 위주로 돼 있기 때문이다. 기준금리로 삼는 프라임레이트는 고금리 때인 지난 99년부터 적용돼온 연 9.25~10.0% 선에서 거의 변하지 않고 있으며 금리가 CD 연동형에 비해 2~3% 포인트 정도 높아 은행 대출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기업인들은 "한국은행이 콜금리를 인하한 것은 기업의 금융비용 부담을 덜어 투자심리를 회복시키자는 것인데도 은행들은 자기 잇속 차리기에 급급하다"며 "프라임레이트를 내리고 대출에서 CD 연동형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을 늘려 기업이나 가계가 실질적인 혜택을 받게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정암기자 jeonga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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