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소돔과 고모라

고대의 일부 도시들은 우리가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문명이 발달, 퇴폐와 성적인 방종.일탈이 심했던 것으로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고대인들은 이런 도시의천재지변에 의한 멸망을 하나님의 분노가 내린 탓으로 보아 기록으로 남기기도 했다. 영화 '폼페이 최후의 날'로 잘 알려진 이탈리아 고대 도시 폼페이는 베수비오화산 폭발로 멸망했는데 문학가 등은 도덕적 타락과 관련해 상상력의 날개를 펼치기도 했다.

▲서기 79년 8월24일 아침 풍요와 안락을 누리던 폼페이는 열한시간동안 계속된 화산의 갑작스런 분출로 화산재에 파묻혔다. 화산재와 열풍의 위력이 얼마나 대단했던가는 반지와 팔찌를 들고 나오다 그대로 화석이 돼 버린 소녀, 섹스 체위 자세로 굳어버린 남녀의 발굴상 등이 잘 나타내준다. 발굴 당시 나온숱한 섹스장면을 묘사한 벽화(프레스코)는 이 도시가 얼마나 환락과 퇴폐 속에 빠져 있었던가를 보여준다.

▲성서의 창세기 19장은 의인 10명이 없어 하나님이 소돔과 고모라를 유황과 불로 멸망시켰다고 기록하고 있다. 인간의 문란하고 퇴폐적인 생활에분노한 신이 멸망시켰다는 이 성서의 이야기는 많은 작가, 예술가 등에게 영감을 주어 작품의 소재가 돼 왔다. 1943년 프랑스 극작가 장 지로두가 쓴'소돔과 고모라', 1950년대 그리스 작가 니코스 카잔치스키가 쓴 동명의 소설 등이 대표적이다. 종교인들은 롯의 가족들이 이 도시를 빠져나올 때 천사가 뒤를 돌아보지 말고 산으로 도망치라 했는데 롯의 아내가 두고온 집과 재물에 마음을 빼앗겨 뒤를 돌아보다 소금기둥이 된 성서기록을 하나님의 심판과 관련,곧잘 인용한다. 세속적인 쾌락이나 타락에 대한 경고의 의미로 해석하고 있는 것.

▲영국 지질학자 그레이엄 해리스 박사가 성경에 나오는 고대도시 소돔과 고모라가 4천500년전에 사해 남동부 연안에 실제로 존재했다는 주장을제기했다고 영국 BBC가 18일 보도했다. 해리스 박사는 이 지역이 지질학의 판 구조론(지구 대륙이 여러개의 판으로 구성돼 서로 상대운동을 한다는 이론)상불안정한 위치에 있어 지진이 일어났으며 이로 인해 땅 밑에 있던 메탄층에 불이 붙어 이 도시를 붕괴시켰다고 주장했다. 자연재난이었다는 이 주장의 사실여부가 어떠하든 소돔과 고모라에 대한 성서적 해석의 의의와 현대인에 주는 교훈의 의미는 반감되지 않는다고 본다. 성적인 타락과 방종이 별다른 죄의식도없이 만연되고 있는 것이 오늘날의 세태가 아닌가. 인터넷이 음란의 도구가 되다시피 하더니 한 고3 소녀가 채팅을 통해 이 사회의 '잘 나가는'어른 64명과 성매매를 한 후 이에 대한 '가계부'까지 적고 있는 현실이다. 소돔과 고모라는 신화속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신도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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