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근무하는 ㄷ증권 직원 홍모(37·대구시 북구 복현동)씨는 요즘 퇴근시간마다 동료들과의 회식자리를 피하기 위해 핑계를 찾느라 고심하고 있다. 지난 5월중순 다른 직장에서 근무하는 대학 선후배들과 2천만원씩 투자해 개업한 '사진 이미지방'에 출근, 가게를 봐야 하기 때문이다. 2년전에도 인형뽑기방을 열었다 별 재미를 못 보고 문을 닫은 탓에 이번엔 직장 동료들에게 알리지도 않았다. 홍씨는 "동업자들과 순번을 정해 일주일에 이틀 정도 퇴근길에 가게로 출근하고 있다"며 "회사생활만으로는 장래가 불안해 구멍가게라도 다시 열었다"고 말했다.
구조조정 일상화에 따른 불안감, 경제난에 따른 생활고 등으로 직장인 사이에 또하나의 일자리를 갖는 '1인2직업'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혼자 또는 동업 형식으로 각종 자동판매기, 인형방, 이미지사진방, 인터넷 쇼핑몰 관리 등의 창업을 하는 직장인들이 많아졌다. 다단계판매나 '무점포 소규모자본'을 내건 인터넷 방문판매를 부업으로 삼는 사례 또한 흔해졌다.
최근 회사원 임모(41·대구시 중구 대신동)씨는 대구의 한 '방문판매업체'와 파트너십을 맺고 업체에서 판매하는 물건을 선전해주고 판매액의 일부를 수익으로 받는 조건으로 개업을 했다. 임씨는 "일주일에 4~6시간 정도 주위 사람들에게 제품을 선전만 해주기 때문에 위험부담도 없고 시간도 많이 들지 않아 같이 일하는 직장인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달 중순 접수가 끝난 공인중개사 시험에는 대구에서만 6천300여명이 몰려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직장인들의 응시가 크게 늘었다.
대구시공인중개사협회 한 관계자는 "40~50대 직장인, 고위공직자, 전문직 종사자 등 직업을 갖고 있는 응시자들이 크게 늘었다"며 "고용불안 및 경제난으로 미래에 대해 불안을 느끼는 직장인들이 상당히 많다는 것을 반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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