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황금노선' 팽개친 눈먼 국내항공사

최근 항공안전등급의 하향을 자초한 국내 항공사들이 국제노선의 수익성도 잘못 판단해 이른바 '안방 황금노선'을 외국 항공사들에게 내주고 있다.

대구공항의 경우 지난 봄부터 잇따라 운항을 개시한 국제노선의 탑승률이 평균 90% 수준에 육박해 수익노선으로 자리잡고 있지만 이들 대부분이 중국항공사들의 독무대가 되고 있다.

이는 국내 항공사들이 대구지역의 해외항공수요가 미미한 것으로 오판해 대구시와 상공인들이 요청해온 국제노선 개설을 외면한 데 반해 중국 항공사들은 정확한 예측을 바탕으로 발빠르게 대구 취항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대구시에 따르면 비정기(전세기) 국제노선이 뜬 지난달 27일부터 20일 현재까지 왕복기준으로 대구공항 국제노선(정기 및 비정기)을 이용한 승객은 8천514명으로, 평균탑승률이 87%에 달했다.

이는 같은 기간 대구공항 국내선의 평균탑승률 80%를 상회하고, 인천국제공항의80~85%를 웃도는 것이다.

중국 동방항공이 올 4월부터 주 2회 운항하는 대구~상해 정기노선의 탑승률의 경우 97.6%로 가장 높으며, 뒤늦게 뛰어들어 같은 노선에 주 1회 운항하는 아시아나항공은 82.3%, 주 2회인 중국 국제항공의 대구~청도노선이 81.2%에 이르고 있다.

대구~오사카노선(부산 경유)도 평균탑승객이 56명으로 전년 동기대비 10명이상 늘었고, 총 12편중 2편이 노선 개설이후 처음으로 승객 100명을 넘어섰다.

지난달부터 뜨고 있는 비정기노선은 대구~방콕노선이 99.8%, 중국 국제항공이 운항한 대구~북경노선의 95.4%, 대항항공이 운항한 대구~북경노선은 79.4%, 중국 북방항공의 대구~심양노선이 69.9%의 탑승률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급증하는 대구의 해외승객수요는 중국항공사가 독차지, 지난 한달 전체 국제노선승객 8천514명중 중국항공사의 시장점유율이 60%를 차지했고, 특히 중국노선의 경우 전체이용객(6천564명)의 77%가 중국항공사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중국항공사들은 지난해부터 대구지역의 해외항공수요를 면밀히 분석, 수익이 있다고 판단해 대구공항에 노선을 연이어 개설한 반면 국내항공사들은 지난 수년동안 '적자타령'을 하며 대구시와 상공인들의 국제노선 개설 요청을 묵살한 결과다.

이에 따라 중국항공사들은 지난 한 달동안에만 15억원정도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전문가들은 "중국항공사의 지역 해외항공시장 독점은 당장 외화유출을 불러오고, 장기적으로 서비스 질 저하까지 우려된다"며 "이를 막기 위해선 국내항공사들이 시급히 정기국제노선을 신·증설해 외국 항공사와 경쟁체제를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종규기자 jongku@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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