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IMF 조기 졸업, 실물경제는 암울

정부가 23일 IMF(국제통화기금) 차입금 중 남아있던 1억4천만달러를 상환함에 따라 IMF관리체제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지난 97년 12월 외환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IMF로부터 모두 195억달러를 차입했던 우리나라는 당초 계획했던 2004년 5월보다 3년이나 앞당겨 IMF차입금을 조기 상환한 것이다.

우리나라가 IMF관리체제에서 벗어나 경제주권을 되찾게된 것은 3년8개월만이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만기가 짧고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보완준비금융자금(SRF자금) 135억달러를 99년9월 조기상환한데 이어 60억달러의 대기성차관도 올 1월부터 상환을 시작, 23일 전액상환한 것이다.

재정경제부는 지난 97년 외환위기를 겪은 아시아국가 가운데 IMF자금을 전액 상환한 것은 우리나라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9월부터는 IMF수혜국에서 재원공여국으로 바뀌게 된다.

IMF와의 정책협의도 끝났고 앞으로는 IMF회원국으로서 매년 연례협의만 갖는다.

외환위기 당시 우리나라의 외환보유고는 39억달러에 불과해 국가부도위기로 몰리고 국가신용등급도 투자부적격등급인 BB+로 떨어지기도 했으나 전국민적인 '금모으기운동' 등 경제위기극복 노력과 구조조정 등 뼈를 깎는 경제개혁에 힘입어 경제위기를 극복하게됐다.

우리나라의 외환보유고는 977억달러에 이르고 경상수지는 110억~13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200만명에 이르렀던 실업자수는 76만명으로 감소했다.

그러나 IMF 관리체제에서는 완전히 벗어났지만 우리경제는 미국과 일본을 비롯한 세계경제의 동반침체의 영향으로 2/4분기 경제성장률이 99년 이후 최저치인 2%대로 떨어지는 등 경기둔화세가 가속되고 있다.

수출부진이 장기화하고 내수부진까지 겹치면서 정부의 재정확대를 통한 경기부양노력에도 불구하고 실물경제는 회복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IMF를 졸업하는 시점에 정부로서는 경제활력의 조속한 회복과 대우차와 하이닉스반도체 등 부실기업의 조기정리, 상시적 구조조정시스템의 가동 등의 과제를 안고 있다.

진념 부총리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IMF 졸업을 계기로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로 구조조정을 적극 추진해 시장의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수출과 투자촉진으로 경제체질을 강화하는 한편 내수 활성화와 중산.서민층에 대한 생활안정대책 등의 경제활력대책을 차질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IMF체제 졸업'은 우리 경제가 경제주권을 갖고 경쟁력을 갖춘 새로운 경제체제로 재도약하느냐 다시 주저앉느냐를 가늠짓는 새로운 출발점인 셈이다.

서명수기자 diderot2imaeil.com

IMF자금 지원관련 주요일지

97.11.21 IMF자금지원 요청

97.12.4 대기성 차관협약 IMF이사회 승인(총 210억달러 승인), 자금 인출

99.8.18 보완준비금융 135억달러 9개월 앞당겨 조기상환

99.12. 대기성차관 잔액 15억달러 추가인출 중단

2000.6 최종정책협의 종료(8월 IMF이사회 승인)

2000.9 IMF 대기성 차관 60억달러 조기상환 방침 발표(체코 프라하 IMF연차 총회연설) 2000.12.3 대기성 차관협약 및 프로그램 종료

2001.1.8 대기성 차관 조기상환 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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