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통일운동단체 현황

국내 '통일운동단체'는 그 개념을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렵지만 대략 이번에 남남갈등의 한축으로 떠오른 '6.15 남북공동선언 실현과 한반도 평화를 위한 통일연대'(약칭 통일연대)와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로 나누어 볼 수 있다이중 통일연대는 지난 3월 재야 30여개 단체가 모여 만든 기구이며 이후 시민운동단체 등이 추가로 참여해 현재 이름이 알려진 재야.시민단체 대부분을 망라하고 있다.

통일연대 결성을 주도한 단체는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 남측본부와 민주주의민족통일전국연합(전국연합),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 등이며 여기에 민주노동당과 민주노총 등이 참여하고 있는 민족화해자주통일협의회(자통협)도 가담했다.

반면 민화협은 지난 89년 방북후 범민련 노선과 갈등을 빚은 고 문익환 목사가 창립한 민족회의 등 진보적인 단체들과 한국자유총연맹 등 보수적인 단체들, 그리고일부 종교 단체들과 새천년민주당, 자유민주연합 등 정당이 지난 98년 9월 함께 만든 기구로 현재 211개 단체가 가담하고 있다.

이중 통일연대는 이념상 80, 90년대 학생운동권을 풍미한 민족해방(NL)파와 민중민주(PD)파 흐름중 NL 계열이 주도하고 있으며 대체로 NL 계열을 특징짓는 것은 '자주 민주 통일 추구' 혹은 남북관계를 파악하는데 있어서는 '통일지상주의'라고 볼 수 있다.

통일운동단체들의 논리는 여러 변형된 형태가 있긴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비교적 단순한 편이다.

즉 우리사회의 제반 문제는 외세, 즉 미 제국주의와 분단 때문에 파생된 것이라며 이를 반미 투쟁과 통일 운동으로 극복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일부 단체들은 여기서 더 나아가 자주민주정부 수립과 연방제 방식 통일을 주장하고 있으며 이중 연방제는 '현 상황에서 통일을 이루려면 남북이 서로의 체제를 인정하면서 권력을 균분(均分)하는 연방제 방식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는 것 아니냐'는 논리로 설명된다.

물론 연방제 주장에서 더 나아가 북한이 주장하는 '혁명적 수령관' 즉 '민중의 자주성이 발휘되려면 수령의 올바른 지도가 있어야 한다'는 논리까지 인정하고 나면 비로소 완전한 모양의 '주체사상파'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통일운동을 적극적으로 벌이고 있는 단체나 개인들 가운데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서는 주사파로 단정짓기도 어렵다.

특히 국가보안법 철폐나 주한미군 철수 등 일반 국민들이 비교적 쉽게 공감할 수 있는 문제에 집중하는 자통협 가입 단체들이나 참관 형식으로 가입한 일부 시민단체의 경우 더욱 그렇다.

게다가 소위 진보세력 혹은 '운동권' 전체를 주사파와 등치시키거나 통일운동단체를 좌파로 묘사하는 것도 잘못된 얘기다.

반면 민화협의 경우 분단을 극복할 수 있는 실질적인 분위기 조성이나 평화운동에 치중하고 있으며 이번에 민화협, 통일연대와 함께 '6.15 남북공동선언 실천을 위한 2001 민족공동행사 추진본부'를 만든 온겨레손잡기 운동본부 혹은 7대 종단도 민화협과 마찬가지로 온건한 주장을 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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