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최악이 될 하반기 취업난

기업들의 하반기 신규인력채용 계획이 IMF 직후보다 밑도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사상 최악의 취업난을 예고하고 있어 대졸자의 실업사태(沙汰)가 국가적인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700개 상장기업의 절반정도가 '수시채용'한다는 계획은 경기가 불투명하면 계획을 철회할 수도 있다는, 사실상 채용계획 자체가 없다는 의미도 담고 있어 올해 대졸 노동시장은 취업대란 상태의 지속이다.

우리는 정부의 고용정책이 겉돌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당초 노동부는 올해초 금년안에 40만개 일자리를 마련하겠다고 했으나 성과가과연 있는지 의문이 간다. 새로운 일자리를 만드는데 쓰여져야 할 자금이 곧 없어질 일자리를 지탱하는데 사용됐다는 지적을 정부는 유념해야 한다. 눈가림식실업률 감소에 급급한 정책은 버릴 때가 됐다. 공공사업근로자 인원 등의 확대는 임시방편의 땜질식 고용정책이라는 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다.

대졸자 실업을 부채질하는 교육.노동정책을 재고 할 때가 됐다. 대학의 문턱을 낮추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으로 볼 수 있는 전문성과 경쟁력이 없는 인력을 어느 기업에서 채용하겠는가. 현재 취업재수생이 35만명에 이르고 내년 2월에 60여만명이 대학문을 나서면 그야말로 '대졸자 실업대란'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전문성과 경쟁력 없는 인력은 기업의 경쟁력 저하와 직결돼 채용을 외면할 수 있다는 점을 관련부처는 직시해야 한다. 고학력자 실업을 양산하는 듯한 현재의 대학정원의 조정 등 교육체제 개선을 신중하게 접근해볼 일이다. 장기적인 인력수요를 반영하는 정책을 수립할 때다.

실업자들의 취업관도 바뀌어져야 한다. 놀고 있어도 3D업종은 기피한다면 외국인근로자 급증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 단순하게 직장의 거리가 멀어 취업을 외면한다니 이해가 가지 않는다.

정부는 실제 도움이 되는 고용방안을 서둘러야 한다. 근로자들도 개인의 전문성 제고 등 경쟁력이 취업을 결정한다는 사실을 직시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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