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 왜곡파문과 야스쿠니(靖國) 신사참배 등으로 한국과 중국 등에 반발을 불러일으킨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 郞) 일본 총리가 오는 10월중순까지 한국과 중국을 방문하겠다는 구상은 쉽게 실현되기 힘들 전망이다.
그러나 한국과 중국의 반발을 무마하지 않을 경우 동아시아 지역에서 일본이 '왕따' 를 당할 위험성이 적지 않아 일본 역시 조심스런 외교적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한.중 방문구상=고이즈미 총리는 일주일간의 여름휴가를 마치고 24일 총리관저에 복귀하면서 한국, 중국방문 준비를 외무성에 지시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한국과 중국 조기방문을 통해 냉각관계에 있는 한.일, 한.중관계 복원에 나서겠다는 외교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외무성에서는 그간 오는 10월 20일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열리는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을 계기로 고이즈미 총리가 한국의 김대중(金大中) 대통령, 중국의 장쩌민(江澤民) 주석과 개별 회동을 갖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한국과 중국의 입장= 한국 정부로서는 고이즈미 총리가 역사 왜곡 교과서에 대해 특별히 사과와 유감, 재발방지 등을 언급한 사례가 없다는 점과 러시아 측에 한국 꽁치잡이 어선의 남쿠릴 열도 주변 수역 조업을 중지시켜 달라고 요청, 한국측을 자극하고 있는 점 등이 조기방한을 가로막는 장애 요인이다.
특히 고이즈미 총리의 8.13 야스쿠니 신사참배에 대한 한국내 반일 (反日) 여론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상태여서 고이즈미 총리의 서울 방문은 쉽게 성사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중국 정부도 고이즈미 총리의 조기 방중이 혼란을 야기하고 정상회담의 순조로운 진행을 막을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중-일 정상회담전에 양국 관계가 먼저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이즈미의 속셈=한국정부와 중국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 고이즈미 총리가 한국방문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은 APEC 정상회담을 겨냥한 '명분쌓기'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고이즈미 총리는 '서울 조기방문 희망'이라는 메시지를 통해 이번에는 거절을 당하더라도 적어도 APEC 정상회담 때만큼은 김 대통령과 만나 관계복원을 시도해 보겠다는 계산을 했을 수도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외신종합=류승완 기자 ryusw@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한덕수 "24일 오후 9시, 한미 2+2 통상협의…초당적 협의 부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