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살기 힘든 세상인데도 드러내지 않고 이웃을 돕는 '얼굴없는 천사'들이 적지않다. 이들은 절망에 빠진 사람들에게 희망과 감동을 안겨주지만 우리사회에도 나눔과 베품의 참뜻을 말없이 보여주고 있다.
23일 대구 동구청에서 열린 아동복지시설 학생 및 저소득층 대학생 47명에 대한 장학금 전달식. 이 자리에서 학생들은 3천만원의 장학금을 받았지만 누가 주는 지 알지 못했다. 단지 40대의 안과의사라는 분이 기부했다는 사실만 알려졌을 뿐 주변에서도 그의 신분을 제대로 아는 이는 없었다.
이 독지가는 우연히 등록금이 없어 대학생활을 그만두거나 대학진학을 포기해야할 처지에 놓인 학생들이 많다는 소식을 듣고 선뜻 장학금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안과의사는 지난해에도 백내장으로 고생하는 동구지역 저소득자 6명에게 무료 수술을 해준 것을 비롯, 5년전부터 남모르게 불우이웃 30여명에게 인술을 베풀고 있다는 것이다.
충남 태안의 30대 치과의사는 대구 서구에 사는 소녀가장 수정양(17.고2)을 2년째 돕고 있다. 2년전 신문을 통해 수정양이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모시고 어렵게 산다는 소식을 접하고, 대구 서구제일종합사회복지관을 통해 매달 50만원을 수정양의 학비와 생활비로 보내고 있다. 이 의사는 전남 해남의 소년소녀가장에게도 후훤금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 동구 SOS어린이마을에도 지난 5월 한 독지가가 은행계좌를 통해 이름과 주소를 밝히지 않은 채 50만원의 후원금을 기탁했다.
한 재일교포는 지난 6월 북구 복현동에 사는 조모(54.여)씨가 20년전에 입양해 키운 딸이 수천만원의 뇌수술 비용이 없어 애태운다는 신문보도를 보고, 이달 초 100만원의 수술비를 신문사에 기탁해왔다.
복지단체에 따르면 경기침체로 후원자가 크게 줄고 있지만, 몇천원 또는 몇 만원의 적은 정성으로 이웃사랑의 끈을 놓지 않는 사례도 적지 않다.
대구 한 아동시설의 경우 여중생이 2년째 매달 5천원씩 후원금을 보내주고 있고, 복지관마다 가정주부, 회사원, 생산직 근로자 등 얼굴없는 후원자들이 보내는 '작은 정성'이 시설운영에 적잖은 도움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정재호 서구제일종합사회복지관장은 "독지가들의 사랑은 불우이웃들에게 사회의 따뜻한 정을 느끼게 하고, 꿈과 용기를 심어주는 희망의 불꽃"이라고 말했다.
이종규기자 jongku@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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