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구와 행성의 충돌로 달 탄생

달은 어떻게 탄생했을까? 그동안 많은 과학자들이 논란을 벌였던 달 탄생의 비밀이 밝혀졌다. 미국 콜로라도주의 남서연구소와 캘리포니아대학 연구소는 최근 공동으로 실시한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45억년 전 지구와 떠돌이 행성이 충돌하면서 달이 생겨났다는 것을 증명했다.

이번 시뮬레이션은 달생성의 한 가설인 충돌설을 기반으로 실험했다. 45억년전 초기 지구가 우주을 떠돌던 화성크기(지구의 반정도 크기)만한 행성과 40도 각도로 충돌한 뒤 엄청난 폭발을 일으키는 모습과 폭발로 생겨난 파편들이 지구주위를 떠돌다 서로 뭉쳐 달이 생성되는 모습을 성공적으로 재현했다. 충돌후 달이 생성된 시간은 고작 100년에 불과했다. 아울러 하루 24시간인 지구 공전속도가 점점 느려지고 있고 달과의 거리도 점점 멀어진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지금까지 나온 달 탄생설은 포획설, 분리설, 형제설, 충돌설 등이다. 포획설은 떠돌이별이 우주를 떠돌다 우연히 지구의 중력에 붙잡혀 지구주위를 도는 달이 됐다는 이론. 그러나 아폴로 우주선이 가져온 달의 암석을 분석해본 결과 지구 암석 성분과 비슷해 이 가설은 설득력을 잃었다.

분리설은 물방울을 빨리 돌리면 작은 물방울 조각이 떨어져 나가듯 빠르게 자전하는 지구로부터 달이 분리됐다는 가설. 달이 떨어져 나가 생긴 자리에 물이 고여 지금의 태평양이 만들어졌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지구로부터 달이 떨어져 나가려면 지구가 지금보다 16배나 빨리 자전해야 한다. 따라서 자전속도가 24시간이 아닌 1.5시간에 불과해야 하나 초기 지구의 자전 속도는 5시간 정도에 불과했다.

지난 70년대까지는 형제설이 가장 유력한 이론이었다. 45억년 전 태양계가 탄생할 때 태양의 초기 코로나가 응집해 지구와 달이 만들어졌다는 가설. 하지만 70년대 들어 충돌설이 대두하면서 형제설은 빛을 잃기 시작했다. 충돌설은 45억년전 지구가 화성 크기만한 물체와 부딪혀 파편이 생성되고, 이 파편 덩어리들이 지구주위를 돌면서 뭉쳐 달이 됐다는 이론이다.

실제 지름 10km 이상되는 물체는 중력으로 다른 물체를 끌어들이는 성질을 갖고있어 상당히 유력한 가설로 받아 들여졌다. 그러나 충돌설은 그동안 가설로서만 존재했었다. 현재 달과 지구의 궤도, 지구의 자전속도, 달의 공전속도 변화, 달의 공전궤도면이 지구의 공전궤도면에 대해 5도 가량 기울었다는 사실을 설명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시뮬레이션은 이러한 사실을 입증했다. 생성된 달이 다른 파편들을 이동시키면서 중력에 의해 조금씩 기울어진다는 파편이론을 도입, 달의 공전궤도가 지구의 공전궤도면에 대해 5도 가량 움직이는 사실을 입증해 충돌설을 실증적으로 밝혀냈다.

최창희 기자 cch@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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