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동해안 적조 원인은?

동해안 어민들이 모처럼 태풍을 기다리고 있다. 오랫동안 피해를 끼쳐 온 냉수대 문제도 태풍만이 해결할 수 있는 자연 현상일 뿐 아니라, 사정이 마찬가지인 적조까지 덮치고 있기 때문.

◇적조 왜 무서운가=바다에 사는 식물성 플랑크톤이 수온이 23℃ 이상으로 높아지고 물에 영양분(영양염류)이 많을 때 급속히 번식해 바닷물 색깔을 벌겋게 변화시키는 현상이다. 해안선이 들락날락해 위의 조건들이 잘 갖춰지는 남해에서 적조가 주로 발생한다.

그런 특성 때문에 적조는 1980년대까지는 일부 폐쇄성 항만 같은데서 국지적으로 발생했다. 전 연안수역으로 광역화된 것은 1990년대 이후이며 지금은 매년 8∼10월 사이 발생하는 중이다.

우리나라 연안에서 적조를 일으키는 것으로 파악된 생물은 43종. 그 중 문제가 되는 것은 '유독성 적조'를 일으키는 3가지(짐노디니움.코클로디니움.자이로디니움) 플랑크톤이다. 이것들은 스스로 독성을 가진 것은 아니고, 몸에 끈적끈적한 점액 성분이 많아 물고기의 아가미에 달라 붙어 질식사시킴으로써 피해를 부른다.

◇피해는 어떻게 끼쳐 왔나=유독성 적조는 만 20년 전에 우리나라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뒤 매년 발생하고 있다. 1989년부터는 양식장에 대규모 피해를 내기 시작했고, 1995년엔 전 연안에서 최악의 피해(전국 764억원, 경북 150억원, 본지 25일자 보도)를 냈다.

그 후엔 예찰 체계 강화, 경보제 도입, 황토 살포 등 노력에 힘입어 1996년 21억, 1997년 15억, 1998년 1억6천만원, 1999년 3억2천만원, 2000년 2억6천만원 정도에서 피해액이 멈칫하고 있다.

대책이라고 해봐야 현재로서는 황토 뿌리기 정도가 유일하다. 황토 입자가 적조 생물의 점액질에 달라 붙어 바다 밑으로 가라 앉혀 죽이는 방법이다. 1995년 이전에는 화학물질을 사용하기도 했으나 생태계.어류의 2차 피해 때문에 그 후엔 중단됐다.

◇올해 상황=올해는 유례없는 장기간의 봄가뭄으로 인한 바닷물 속 영양염류 축적, 여름철 무더위 등 때문에 적조 생물에겐 아주 좋은 조건이 갖춰진 것으로 수진원은 보고 있다. 때문에 9월 중순 이후에도 계속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1995년에 버금가는 큰 피해가 나지 않을까 당국은 긴장하고 있다.

부산.이상원기자 seagul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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