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 최모(45)씨는 지난 8월2일 4천만원을 투자해 한 종목을 매입했다. 그러나 그의 예상과 달리 이 종목의 주가는 며칠 동안 크게 하락했다. 원금을 회복해야겠다는 생각에 최씨는 미수를 동원하며 '물타기'를 시도했지만 주가는 하락을 멈추지 않았다. 19일이 지난 21일 현재 그의 계좌에 남은 주식은 현재가로 환산해서 800만원에 불과했다. 투자원금의 80%를 날린 셈이다.
개인 투자자들은 '판돈'을 키울 수 있다는 욕심에 이처럼 '미수 거래'의 유혹에 빠지기 쉽다. 미수거래란 증권사에 예치해 놓은 현금과 주식을 담보로 최대 2.5배까지 주식을 외상으로 살 수 있는 제도를 말한다. 3일내에 미수금을 갚지 않으면 해당 증권사는 미수금액만큼 주식을 하한가로 팔아치우는 반대매매를 하게 된다.산 주식의 가격이 오를 경우 미수는 수익을 극대화시킨다. 주가가 떨어지면 손실폭도 그만큼 커진다. 이론적으로 미수 거래에는 위험성과 가능성이 반씩 상존한다.
그런데도 미수는 주식투자에서 극약이나 마찬가지며 절대 피해야 할 투자 방법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는 이유는 무엇일까.
미수거래가 위험한 이유는 '3일 결제'라는 시간의 함정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미수로 산 주식은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3일 이내에 매도해야 한다. 주식을 파는 시점을 본인 의지로 선택할 수 없다는 점에서 미수 거래는 한 팔을 묶고 링에 오르는 것과 마찬가지다.
또한 미수거래는 '큰 손' 등 작전세력이 교묘히 악용한다는 점에서 위험성이 크다. 소위 '세력'들은 미수가 많이 들어온 종목에 대해서는 주가를 크게 떨어뜨려 미수 거래자의 손절매를 유도한 뒤 3일 뒤 싼 가격에 주식을 재매집하는 '작전'을 편다. 이 때문에 미수 거래가 많은 종목일수록 주가는 크게 빠지는 게 일반적이다.
미수거래는 주가가 상승세를 보일 때 나타나는 현상이며 주식 가수요를 불러 일으킨다. 미수거래 규모가 커지면 주가 하락 때 투매가 일어나 주가 하락폭이 급격히 커지는 등 증시에 부작용을 미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김해용기자 kimh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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