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전세계 대기업 감원 '비명'

세계경기 침체가 장기화될 우려를 낳고 있는 가운데 미국, 일본 등지의 금융·첨단분야 대기업들이 대대적인 직원감축을 다시 단행하기로 하는 등 세계경제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세계경제를 주도하고 있는 미국이 3년간에 걸친 재정흑자 행진을 마감하고 적자로 돌아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데 이어 올 4.4분기 미국기업들의 고용상황이 크게 악화될 것으로 조사되는 등 비관적인 경제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추가 직원감축=미국, 영국, 일본 등지 대기업들은 모두 5만여명의 직원을 다시 감원할 계획이다.

주가하락과 투자은행들의 이윤 축소로 이미 3만명의 직원중 10%를 감원한 미 JP모건체이스는 15∼20%를 더 감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의 추가 감원조치가 단행될 경우 전세계적으로 6천명의 일자리가 없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일본의 유명한 전자업체 도시바(東芝)는 올 회계연도 수익전망을 적자로 수정하고 오는 2004년 초까지 국내 인력의 12%인 1만7천명을 감원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구조조정 계획을 27일 발표했다.

도시바는 2004년 3월말까지 해외 사업장을 포함한 전체 직원 18만8천여명 중 10%인 1만8천800명을 줄인다는 계획 아래 국내 인력 14만4천명 중 1만명을 재배치하고 1만7천명을 감원키로 했다. 도시바는 또 2002년 3월까지 전체 경영 참모진의 10%를 감축할 계획이다.

유력전자업체인 히타치(日立)도 해외사업 부문을 중심으로 전체 직원의 6%를 감원하는 등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키로 했다. 히타치는 올 연말까지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공장을 매각하기로 해 2천600여명의 근로자들도 일자리를 상실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올초 반도체 칩 메이커인 후지쓰와 NEC는 각각 1만6천명과 4천명을 감원하는 구조조정안을 발표했다.

이밖에 영국의 기간통신망 업체인 브리티시텔레콤(BT)의 휴대전화분야 자회사 BT와이어리스가 1천500명의 직원을 각각 감원할 것으로 전해졌다.

◇불안한 경제전망=미국 의회 예산처(CBO)의 경제전문가들이 3년간에 걸친 재정흑자 행진이 끝나고 올해 연방예산 적자가 9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에 따라 미 연방정부는 금년도 사회보장기금 흑자에서 90억달러의 예산을 전용할 것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또 고용알선기업인 맨파워가 최근 1만6천개 미국기업을 대상으로 인력수급 계획을 조사한 결과 24%만이 4.4분기 중 직원을 새로 채용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나 고용상황이 지난해 같은 분기 32%에 비해 상당히 악화될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일본도 7월 실업률이 5.0%까지 치솟아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장기침체가 가중되고 있다.

외신종합=류승완 기자 ryusw@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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