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대표 당무거부 파문

민주단 김중권 대표의 당무거부 파문으로 당.정.청와대의 개편론이 다시 수면위로 부상하게 됐다.

김 대표가 청와대 비서진의 교체를 포함한 인적 쇄신을 여러차례 건의했다는 사실이 공개되고 당무거부 행동 역시 개편압력의 일환이란 점에서 당정개편 범위가 청와대를 포함, 넓어질 여지가 생겼다는 것이 정치권이ㅡ 판단이다.

이호웅 대표비서실장은 '김 대표가 지난 24일 청와대 당무보고에서 김 대통령에게 자신까지도 포함한 여권의 인적 쇄신을 요구했었다'고 말했다.그러나 김 대통령이 김 대표의 이같은 요구를 어떻게 수용할 지 여권으로선 힘겨운 과제가 아닐수 없다.

이대로 봉합하기에는 임기말 누수현상처럼 비쳐질 수 있는 데다 당장 임동원 통일부장관의 해임건의안 처리를 두고 여3당조차 이견을 보이고 있고 오장섭 건설교통부 장관의 경질로 개편시기를 놓쳤다는 견해도 분분하기 때문이다.특히 김 대표측의 '대통령과 당을 위해 열심히 뛰었는데 청와대 비서진이 사사건건 발목을 잡는다'는 불만을 대통령이나 동교동계, 청와대 수석비서관들이 저적으로 수긍하기가 어려울 것이란 고민도 있다.

청와대에서는 '김 대표가 너무 개인적인 이해관계에 치중한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여권의 한 인사도 '김대표가 대통령에게 청와대 비서진의 교체를 건의한 것은 자신의 문제를 당 전체의 문제인양 했던 것이 아니냐'며 곱지않은 시선을 보냈다.하지만 정치권은 김 대표의 당무거부 행동이 어떤 식으로든 '당 우위론'을 토대로 한 저면적인 국정쇄신을 담고 있다는 점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 6월 정풍파의원들의 당.정.청 개편요구와 맥을 같이하고 있는 데다 지지부진한 당정개편에 대한 비판여론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민주당 내부에서조차 권력말기 징후를 차단하기 위해 인적쇄신을 포함한 특단책을 세워야 한다는 주장이 심심찮게 제기돼 왔다.이에 따라 김 대통령이 어떤 식으로든 개편을 시도할 것이란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또 그 수위가 빅3(총리.대통령비서실장.당대표)와 부붅거인 개각을 포함, 청와대 비서진에까지 아를 수 있을 것으로 보는 견해가 점차 힘을 얻을 전망이다.이번 파문이 내년 양대 선거를 앞두고 여권 내부의 갈등을 촉발시키는 계기가 돼서는 안된다는 점 때문이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김 대표를 통해 인적 쇄신문제가 불거진 이상 청와대와 당을 모두 바꾸거나 어느 한쪽이라도 경질하는 것이 불가피한 것이 아니냐'고 말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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