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승엽이 스트레스성 피로누적으로 28일 롯데전에 결장했다. 이에 따라 관심을 모았던 롯데 호세와의 '홈런왕 맞대결'은 무산됐다.
이날 코피를 쏟고 어지럼증을 보인 이승엽은 오후 훈련을 거른채 시내 한 병원에서 혈액검사를 받고 링거를 맞았다. 다행히 별 이상증세는 발견되지 않았으나 검사결과는 29일 나올 예정.
이승엽은 최근 5경기에서 18타수 2안타의 부진에다 김응룡 감독으로부터 핵심타자로서의 이름값을 못한다는 평가를 받아 심한 스트레스를 받아왔다.
두달여만에 1군 마운드에 오른 이정호도 또다시 프로의 높은 벽을 실감해야 했다. 이정호는 3회 전병호의 뒤를 이어 등판했으나 사사구 4개, 2안타, 4실점하고 4회를 마무리짓지 못한채 강판당했다.
이정호는 고졸 최고액인 5억3천만원을 받고 올시즌 삼성에 입단했으나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2군에서 수시로 스트레스성 졸도 증세를 보여왔다.
야구선수들에게 있어서 승부는 반드시 상대팀 선수하고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흔히 말하는 자기 자신과의 싸움은 야구선수들에게도 그대로 적용된다. 오히려 상대타자들과의 대결보다 자신을 컨트롤하는 것이 몇배 더 어렵다.
특히 경험이 일천한 선수들에게 주위의 기대나 관심, 혹은 인정받아야 된다는 중압감은 엄청난 무게로 다가온다. 이러한 중압갑은 심지어 선수생명의 단축까지 불러오는 경우도 있다.
1952년 미국 마이너리그(루키리그) 브리스톨 트윈스의 론 네카이는 미야구사상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운다. 9회까지 27명의 타자를 상대로 한타자도 출루시키지 않고 모두 삼진으로 잡는 진기한 기록을 세웠다. 무시무시한 강속구와 변화무쌍한 변화구를 가진 넨카이의 볼은 연습경기에서 종종 타자들의 갈비뼈를 부러뜨릴 정도였다. 그러나 넨카이는 뛰어난 구위에도 불구하고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 완벽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렸다. 19세의 나이에 악성위궤양이 걸린 넨카이는 메이저리그에 올랐으나 어깨 부상까지 겹쳐 1승6패의 초라한 성적만 남긴채 무대뒤로 사라지고 말았다.
이승엽과 이정호에게 지금의 고통과 실패는 미래의 자산이다. '신인 투수는 맞으면서 크고 특급스타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이춘수기자 zapp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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