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학의 비약적인 발전은 불임으로 고통받는 많은 사람들에게 생명탄생의 기쁨을 안겨주고 있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근친상간 논란 등 어두운 그림자를 던지고 있다. 불임 여성이 아이를 갖기위해 여동생이나 언니 등 자매의 난자를 제공받는 것은 이미 오래전부터 이뤄져 왔으나 최근 영국 등 유럽에서는 동성(同性)의 한계를 넘어 이젠 오빠나 남동생 등 남자형제의 정자를 제공받아 인공수정을 한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영국정부는 최근 유럽 국가중 최초로 47세의 한 불임여성에게 인공수정을 통해 남자형제의 아이를 가질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 여성은 젊은 여성으로부터 기증받은 난자와 남자형제의 정자를 수정한 배아를 몸속에 주입해 아이를 낳을 예정이다.
이에 앞서 지난 5월에도 62세의 프랑스 여성이 미국 여성으로 부터 제공받은 난자에 남동생(52)의 정자를 수정시켜 여아를 낳았다. 이들 남매는프랑스 내에서 폐경 여성의 불임치료를 불법으로 규정한 프랑스 법을 피하기 위해 미국으로 건너가 자신들을 부부로 속이고 인공수정한 것으로 알려졌다.이들 남매는 프랑스에서 함께 아이를 키우고 있다. 이를 두고 현지언론은 '사회적 근친상간의 한 형태'라고 크게 비난하고 있다.
그러나 올초 일본 의학계에서는 한술 더 떠 아들과 며느리가 임신불능일 경우, 인공수정을 위해 아들의 아버지, 즉 며느리의 시아버지의 정액을사용하는게 윤리적이냐, 비윤리적이냐하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다나카 아쯔스히란 산부인과 전문의는 "혈연을 중시하는 일본 관습으로 인해 남편 형제가정자 기증자가 될 경우 기증자는 아기 주변에 삼촌으로 남아 불행스런 일이 생길 수 있다"며 "만약 남편의 아버지가 기증자가 될 경우 아기가 어른이 될 때 시아버지는 이미 오래전 사망한 뒤라서 후유증이 별로 없는 방법"이라고 주장, 파문이 일었다.
인공수정으로 태어난 아이 입장에서 볼 때 자신을 낳은 엄마는 '대리모'이자 '이모' 등이 되고 정자 제공자 역시 이중 삼중의 복잡한 촌수를 갖게된다. 만약 이러한 '기이한 인공수정'이 일상화된다면 우리 사회는 엄청난 혼란에 빠질 수 밖에 없다. 금기의 영역에 대한 인간의 무모한 도전, 과연 그끝은 어디일까?
류승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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